성수기인 3월에 발생…수출 물량 전부 내수로 돌려

▲ 고양화훼단지에서 ‘깔끔이농원’을 경영하고 있는 원윤섭씨가 수출 대신 내수시장에 내놓기 위해 국화를 다듬고 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고양시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수출용 절화장미와 국화 등 일본 수출의존도가 높은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는 지난 11일 지진여파로 일본의 화훼 내수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수출을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일본 대지진이 일본의 화훼시장 최고 성수기와 겹침으로써 그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고양시 절화장미의 경우, 일본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99%이다. 이외에도 국화, 파프리카, 나리(백합과), 후르지아 등 일본에 많이 수출하는 품종은 이번 지진 여파에 따라 수출량이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일본 수출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고양시의 화훼 수입을 원하고 있지만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수익이 남지 않아 이곳으로 선뜻 수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당동에서 절화작물인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플라워경기영농조합법인 최은하 이사는 “금년 수출목표액를 100만불로 계획하고 있는데 가장 수출량이 피크인 3월에 일보에서 대지진을 맞아 수출액 목표 달성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또한“3월 장미 수출 목표액인 30만불의 10분의 1수준이 3만불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주일에 2번 정기적으로 집하되어 수출되던 원당화훼단지의 절화장미가 일본 대지진 이후 1주일에 1번 집하되어 수출되고 있다. 최은하 이사는 “고양시 화훼 품종을 받아 유통하는 일본측 회사에서는 더 많은 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꽃을 보내주면 그만큼 이익이 남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고양시 장미 재배농가가 대일본 수출은 꺼리는 것은 수출용 장미인 스프레이장미, 대륜장미, 펄로즈 등의 기능성 장미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본(송이)에 100엔을 안팎에 팔리던 절화장미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에는 1본의 가격이 30엔∼50엔으로 뚝 떨어졌다. 그만큼 현재의 일본 장미 내수시장은 수요부족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고양과 파주의 장미 재배농가 15명이 지난 1월 설립한 법인인 ‘고양장미수출협의회’관계자는 “일정량의 화훼를 수출하는 사람들이 수출을 못하게 되고 수출 못한 양이 그대로 내수시장으로 몰리다 보니 국내의 꽃가격도 하락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시장에 공급되는 화훼공급량이 5%만 증가해도 꽃가격은 폭락한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장례가 많아지면서 국화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도 들어맞지 않고 있다. 고양화훼단지에서 ‘깔끔이농원’을 경영하며 국화를 일본에 수출하는 원윤섭 대표는 “일본에 수출하려고 계획했던 국화물량을 내수사장으로 돌려야 한 판”이라면서 “국화 1본에 350원 하던 국화값이 현재는 200원도 받지 못하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내수시장에 주로 화훼를 공급하는 ‘소희원예’이제강 대표는 “절화장미나 관엽의 경우 수출되지 못하고 내수시장에 공급하다 보니 내수시장 위주로 거래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도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고양의 화훼농가는 일본 내 화훼수요 급감, 일본 내수시장 꽃 가격 하락, 고양화훼농가 수출 거부, 국내 시장 화훼 공급량 증가, 국내시장 꽃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여있다. 이에 따라 화훼농가에서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화훼품종에 대해서 수출 다변화를 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화훼 수출 물류비에 대한 지원액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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