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공무원’ 주력부서 발탁, 동장 10명 대거 시청 구청 이동

고양시 사상 최대의 인사가 단행됐다. 5급 이상 공무원 118명 중 99명이 이동했고 4급 이상 공무원 절반이 움직였다. 5급 이하 공무원까지 모두 1000여명, 전체 공무원 2300여명 중 절반이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것. 대대적인 인사였지만 뒷말은 많지 않다.
‘희망보직’ 인사제도가 우선적으로 적용, 전체 공무원의 61%가 ‘일하고 싶은 곳’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희망보직을 적용한 사례는 많았지만 이번 고양시 사례처럼 희망보직제를 전폭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처음이다.
이광기 총무과장은 “예년에는 희망보직을 신청하는 공무원이 200여 명도 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전체 공무원 중 99%가 희망보직을 제출했고 이 중 61%가 실제 인사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희망보직제를 기초로 근무평가와 상급자 평가 등 객관적인 평가를 첨부,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공무원이 아니라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표현했다.

고양시는 희망보직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공무원 개인 경력과 철학과 소신, 전문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도록 해 이후 업무추진에도 요긴한 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했다. 고양시 조직개편안 연구용역을 맡았던 한양대 조창현 교수는 “이번 행정조직개편과 인사는 전국 어느 자치단체도 시도하지 못했던 참신하면서도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는 특히 최성 시장의 행정개혁구도와 시정운영원칙을 꼼꼼하게 반영했다.

우선 기피시설문제에 전진 배치돼 ‘공무원 이상으로 일한다’는 평가를 얻은 김경주 전략개발담당관을 주력부서인 민생경제국장으로 승진시켰고, 구제역 사태 때 남다른 헌신성을 보여줬던 성창석 농업정책과장을 시민소통담당관으로 배치했다.

또 ‘사심없이’ 인사 실무를 총괄했던 이광기 총무과장을 공보담당관으로, ‘저돌적 공무원’ 유한우 국제전시산업과장을 전국체전을 맡게 될 체육진흥과장에 임명했다. 최성 시장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창출과장에는 여성공무원 김임연 가족여성과장을 발탁했다. 또 열심히 일한 동장 중 10명을 구청과 시청으로 대거 배치, 동사무소에서 시청가기 어렵다는 관행을 깨기도 했다.

희망보직이라는 큰 원칙 위에 ‘제대로 일하는 공무원을 발탁하겠다’는 기준을 뚜렷이 적용한 이번 인사가 최성 시장의 행정개혁에 원동력이 되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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