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주장>
우리나라 자동차등록 대수가 2011년 1월 31일 기준으로 1800만대를 돌파했으며, 2014년경에는 20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인구수로 보면, 자동차 1대당 1997년 4.48명에서 현재 2.8명으로 증가한 셈이다. 아직 미국(1.3명), 일본(1.7명)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총 도로연장이나 운행거리를 감안할 경우 열악한 교통여건이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나라의 도로(㎞)당 자동차대수는 161대로, 독일(213대)에 이어 세계 2위다. 이웃 일본의 도로 1㎞당 63대에 비해 2.5배 이상 많다. 세대당 자동차 보유대수도 0.91대에 도달해, 1세대 1대의 마이카 시대가 본격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작용 중 하나가 주정차 문제이다. 특히 이러한 불법 주·정차는 위급한 상황시 소방차의 출동로 확보를 방해하는데 문제가 된다. 소방차를 타고 좁은 골목 사이로 지나다 보면 간혹 양쪽으로 이중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화재출동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는 불 앞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부터 떠오른다.
현재 주택가에는 유사시에 소방차가 진입해 원활한 소방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소방차 전용 주차공간을 황색선으로 표시해 두었다. 그러나 이곳도 유명무실하다. 심각한 주차난으로 일반 차량들이 이곳에 주차를 하기 때문이다. 소화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본래 소화전 주변 5m이내에는 주·정차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소방용수시설 위치파악을 위해 점검을 다니다 보면 소화전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지하식 소화전의 경우 차량이 소화전을 덮고 있어 위치조차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소방관들은 항시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신속히 달려갈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도로에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출동에 어려움을 겪고 원활한 소방 및 구조·구급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주차공간이 협소한 우리나라의 도로 현실상 주·정차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잦은 기동순찰과 불시 출동훈련으로 소방통로를 확보하고 방송 장치 및 소화전 표시판에 소방통로 확보 표시를 병행하여 그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고 각종 방송매체에 소방출동로 확보 홍보 및 네비게이션 초기화면에 소방통로 확보 및 긴급차량 양보 영상이 상영되도록 하는 많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신속한 화재 현장 도착은 생명 구조와 초기 대응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화재현장에 5분 내로 도착하면 대부분 초기 진압이 가능하지만 출동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만큼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시민들의 자아의식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장만수 고양소방서 소방행정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