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고양국제고등학교 이영철 교장

“지성의 머리에서 감성의 가슴까지 공동체의식을 갖는 국제적인 젊은 인재 양성을 통해 국제고에 기대하는 고양시민의 힘에 보답하겠습니다.”

지난 3월 19일, 큰 꿈을 갖고 개교식을 가진 고양국제고등학교의 이영철 교장<사진>의 인사말이었다. 지역의 큰 관심과 함께 시작한 2011년도 고양국제고에는 총 209명의 학생들이 있다. 그 가운데 59.8%에 달하는 125명이 고양 지역의 아이들이다. 그 외에도 강원을 시작으로 충북, 포천 등 전국각지에서 모인 우수학생들이 올해부터 고양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학생을 학교의 중심으로
국제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자율과 자치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학생회와 학생자치법정이다. 학생회는 회장과 부회장를 필두로 총무부, 기숙사부, 국제부, 생활인권부, 홍보부, 체험활동부를 구성한다. 학생자치법정은 학생들로 구성된 판사, 검사, 변호사, 기자단을 선발해 학생 스스로 지키는 규율을 조성해가려고 한다. 이영철 교장은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것에 그 가치가 살아있다. 서로 사안에 대해서 장단점을 토론하고 협의점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자율에 대한 강조. 교내 억압의 상징이 되는 두발규제도 없다. 단속을 하지 않으니 선생님과 학생 간의 소모적인 설득, 신경전이 없어졌다. “통제가 없으니 오히려 아이들 머리길이가 더 짧아졌다”고 이 교장은 말한다.

보이지 않는 학부모의 정성
“학급별 3명씩 총 24명의 학부모가 모여 일종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교장인 저를 견제하고 충고와 함께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이처럼 국제고를 만들어가는 학부모의 노력도 적지 않다. 학부모운영위원회는 기숙사, 급식, 생활인권, 국제교류 및 체험활동 등 4개의 분과로 나누어진 소위원회로 구성되어 학교운영의 구석구석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영철 교장은 특히 생활인권소위원회에 대한 감사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3년 간 아이들이 입게 될 교복을 위해 개교 전부터 어머니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 디자인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신경썼다고 한다. 이 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입힐 교복을 위해 남몰래 눈물까지 흘린 어머니들의 고생의 결실로 저렴한 가격에 여느 학교 못지않은 훌륭한 교복이 탄생했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공부만 하는 학교라는 틀을 깨라
교육과정 역시 무엇하나 빠뜨리고 싶지 않는 이 교장의 소망이 여실히 드러나있다.

정규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4시 10분. 반 청소를 마친 4시 반 경이 되면 방과후 학교를 선택적으로 듣는다. SAT(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나 TEPS(영어능력검증시험), 혹은 자신이 취약하다고 생각되는 과목의 강의를 듣는다. 그 이후로는 온전히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시간을 가진다.

이영철 교장은 “학원에서 주입식교육을 받는 것보다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고 활용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예체능에 대한 배려도 빠지지 않는다. 이론을 외우는 것이 아닌 직접 기타를 치고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음악 미술 수업을 행한다. 정규 수업에는 체육이 포함되지 않지만 민족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마련된 태권도 수업이 있다. 6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7교시마다 여학생은 피구나 발야구, 남학생은 축구시합을 할 수 있는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는 반 대항 리그가 마련된다.

그 외에도 매달 첫째, 셋째주 금요일 5~8교시에는 그룹사운드, 농구, 축구부 등 17개의 동아리 활동에 임한다. 

외부 강사 초빙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하기도 한다. 매달 첫째, 셋째주 토요일에는 진로 특강을 갖는다. 첫 특강일인 3월 5일에는 고양국제고의 시공을 책임진 한솔ENC의 김주현 현장소장이 강단에 서 아이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미래를 향한 다양한 다리
‘Be the bridge to the future’ 고양국제고의 교훈이다. 미래를 향한 다리. 어느 학교에서나 지향할 법한 의미이다. 하지만 이영철 교장이 바라보는 다리의 상은 조금 달랐다.

거창한 꿈 하나만을 바라보기보다는 세상 구석구석에서 함께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국제고 역시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학업뿐만이 아닌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가교 역활을 하려고 한다.

이영철 교장은 “국제고를 통해 남을 배려하는, 분야별 다양한 인재를 키워가고 싶다. 큰 욕심보다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밀알과 같이 어딘가에서 소중한 존재가 되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는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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