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토석유출에 따른 피해방지”vs 환경단체 “자연훼손”

▲ 사방댐 예정지 개명산 계곡.
참나무시들음병 방제를 이유로 벽제동에 위치한 개명산에 대한 산림청의 대규모 벌목(본지 1015호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개명산 계류에 사방댐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지역의 환경운동단체와 산림청, 지역주민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경단체는 원시상태의 자연경관과 상태를 강조하며 사방댐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산림청은 계곡부의 침식과 토석 유출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고자 사방댐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마을 주민은 대체적으로 환경단체와 산림청의 입장을 관망하는 한편 사방댐 설치가 주민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지 예의주시하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사방댐이 설치될 곳으로 지정된 개명산 계류 현장에서 지역의 환경운동단체와 산림청, 지역주민, 관계 시 공무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사방댐 설치사업 현장 토론회’를 가졌다.  

산림청 국유림관리소 차광국 팀장은 사방댐 설치의 필요성에 대해“최상류에 군부대가 있어 상류 계곡부의 침식이 심하고 토석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 계류를 전체적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방댐의 설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차 팀장은 “1998년 수해로 인한 산사태로 하류의 농경지가 매몰되고 도로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예방차원에서 유량이 많은 산지계류임을 고려해 버팀식으로 사방댐을 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명산 계류의 하류쪽에는 이미 2001년에 경기도에서 시공한 중력식 사방댐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청 측은 이 사방댐보다 상류쪽에 신규 사방댐을 설치하여 피해예방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환경운동단체는 단호하게 ‘사방댐 설치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수차례 걸친 실태조사 결과 개명산에는 개암나무, 쪽동백, 서어나무, 삼지구엽초, 노랑제비꽃, 큰괭이밥 등 다양한 수종과 야생화가 분포돼 있고 가재, 도롱뇽, 플라나리아, 날도래, 강도래, 버들치, 옆새우 등 수서 생물도 다양하게 서식해 생태공원 및 자연학습장으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주장한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개명산은 원래 생태보전지구 지정을 하려는 곳으로 사방댐이 없더라도 10년 동안 자연스럽게 쌓인 토사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며 “많은 전문가들이 개명산에서 가장 흠집난 사업은 기존에 설치된 사방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부소장은 “98년 수해와 농경지 매몰에 의한 피해는 사방댐 설치 여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방댐이라는 명목하에 몇 십억 가치의 자연을 파괴하는 셈”이라고 사방댐 설치를 반대했다. 또한 고양환경운동연합 이미숙 사무국장은 “예방차원에서 말하자면 사방댐을 설치하지 않을 곳이 어디 있느냐며 사방댐 설치에 대한 진정성이 모자라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벽제동 주민들은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벽제 3통 김길성 통장은 “사방댐 설치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지만 산림청도 사방댐 설치에 대해 주민들에게 공감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통장은 “우리 주민 입장은 오로지 주민들의 이익이 되도록 결론을 내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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