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소시모 주최 ‘석유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세미나’

▲ 지난 2일 (사)소비자시민모임 고양지부 주최로 열린 '석유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세미나'에서는 세금구조의 문제와 정부·정유사·주유소간 유통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석유가는 기본 복지차원으로 접근·국내 정유사 담합 폐단 제기
 
일상생활과 밀접하면서도 가격형성 과정에서 소비자가 철저히 소외되어왔던 제품인 석유에 관한 의미 있는 세미나가 덕양구청에서 열렸다. 1리터에 2000원 이상의 고가이면서도 왜 석유가가 이렇게 책정되는지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은 어렵다. 지난 1일 (사)소비자시민모임 고양지부 주최로 열린 ‘석유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세미나’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날 석유감시단 단장인 송보경 교수, 이승창 항공대 교수, 유영복 동의대 초빙교수, 최미경 석유감시단 위원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석유가격 결정과정에서 소비자의 목소리와 관점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어 왔다. 이에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석유시장 감시기능의 필요성에 의해 석유감시단이 지난 2009년 10월에 발족되어 왔다. 이날 세미나는 세금구조의 문제와 정부·정유사·주유소간 유통의 문제에 대해 논의됐다.

▲100원 인하 약속과 달리 70원 인하
송보경 단장은 석유감시단의 자료를 제시하며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파악한 석유가격 변동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석유시장감시단은 2011년 3월부터 2011년 4월말까지 2개월, 9주의 석유(휘발유)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지난 4월부터 리터당 100원을 인하하겠다는 약속과 다르게 소비자가 리터당 약 70원만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에 국제휘발유가가 24.28원 인상됐고 공급가 할인 방식을 선택한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그리고 S-oil의 경우 1리터당 27.13원, 주유소는 1리터당 45.64원을 내린 것으로 나타나 공장도가격에서는 1리터당 약 51.41원, 주유소 가격에서는 1리터당 69.92원만 인하효과가 나타났다.

▲ 판매가격의  49.65% 세금 차지 
석유 소비자 가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세금으로 주유소 판매가격의 49.6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의 유통비용은 리터당 30.74원으로 국제휘발유 가격의 평균 3.8%나 되며 주유소의 유통비용 및 마진은 리터당 113.9원으로 국제휘발유 가격의 평균 13.7%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개월간 주유소가격 지역별 평균가격은 서울이 2005.37원으로 가장 비쌌고 가장 낮은 곳은 광주로 1924.05원이었다.

이날 송보경 교수는 “정부의 관점에서 세금이라는 측면, 정유사의 관점에서 제품과 국제유가라는 측면, 주유소의 관점에서 소매가격이라는 측면 등 세부적으로 나눠 논의하면 소비자가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 유류세에 대한 정부 인식 변화 필요
그동안 유류세에 대한 목적이 조세확보와 소비억제의 측면이 강했지만 석유는 소비자의 기본복지 차원으로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공대 이승창 교수는 “동일원료에서 제조된 상품간의 가격차이가 세금으로 인해 심각히 왜곡된다”며 “유류세에 대해 시장 메카니즘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유류세를 국민 실생활에 밀접히 영향을 미치는 생활 소비재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복 동의대 초빙교수는 “고유가로 인해 유류세에서 걷어 들인 추가세수분을 탄력세율에 적용시켜야 하며, 세금 단계, 주유소 단계, 정유사 단계마다 3중으로 부과되는 부과세를 없애거나 줄여서 유류세 인하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 정유사 과점체제의 폐해
정유사의 과점체제가 낳은 담합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때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판매가격에 신속히 반영하지만, 그 반대일 때는 국내 반영속도도 느리고 반영금액도 미미하다. 유영복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SK, GS, S-Oil, 현대오일 등 국내 4대 정유사의 담합을 깨는데 정부가 나서야 하며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석유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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