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인터넷이나 만남의 공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솔직히 기자 역시 공감하는 이야기라 고개를 들기가 어렵다. 비판과 견제,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 여겨지는 가치들이 주요 언론사들에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입장에 따라 여러 진단이 가능하겠지만 정치 경제적 여건 속에서 언론환경은 오히려 나빠진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언론사 종사자들조차 실감하는 ‘엄혹한 언론 현실’ 속에서 신문과 방송에 대한 독자, 시청자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기자 역시 시청자이자 독자이기에 불만이 없지 않다.
불만이 크다보니 그에 대한 반응도 과하고, 격하다. 자신의 견해와 다른 의견, 기사에 대해서는 더욱 심하다. 트위터 트윗라인 등 SNS의 글들은 물론이고 뉴스에 붙는 일부 댓글의 표현은 ‘무시무시’하다.
지난주 ‘2MB~’라는 트위터 아이디를 사용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한 혐의로 송모씨가 일산경찰서에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일 송모씨를 지지하며 방송통신위원회와 일산경찰서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하는 네티즌들도 일산경찰서에 모였다.
최수미 기자가 취재한 기사는 당일 고양신문 인터넷사이트에 게재됐다. 네티즌들 사이에 이슈가 됐던 사안이라 당일 조회수가 많았고, 기사에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댓글의 내용은 기사의 논조와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대부분이었다. 사안 자체가 찬반 대립이 가능한 내용인지라 기사에 대한 독자들과 네티즌들의 입장이 다양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의 내용이 불편한 독자도 있을 수 있다. 많은 지적들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댓글의 표현들은 ‘너무 과했다.’ 편집자로서 욕설이 포함된 일부 댓글을 불가피하게 삭제했다.
작년 6.2지방선거 앞뒤로 인터넷 고양신문은 조회수가 평소의 두배 이상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상대가 있었던 ‘싸움’이었기에 찬반 댓글도 많았고,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기자가 쓴 글 기사 중 하나에 역시 ‘과한’ 댓글이 이어졌다. 심지어 특정 야당 후보와 ‘무슨 사이냐’는 댓글까지 올라왔다. 그 후보는 지금의 고양시장이다. 해당 기사는 특정 후보에 대한 기사가 아니라 여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지적을 담은 내용이었기에 댓글 내용이 당황스럽기만 했다.
심한 표현들만 삭제하고 별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다른 독자들로부터 “괜찮냐. 상처받지 않았냐”는 위로를 받기도 했다.
고양신문 22주년 창간기념호였던 1034호 <발행인칼럼>에서 이영아 발행인은 “내가 쓴 기사 때문에 누군가의 삶이 바뀌었다면, 그 기사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기사가 아니었다면 하고 되물어본다”며 기자들을 대신해 기사쓰는 일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이번호에도 기자가 썼던 기사에 대한 반론이 게재된다. 해당기사와 관련해 혹시나 불편한 이들이 있었다면 지면을 통해 양해를 부탁드린다. 기사에 대한 반론, 문제제기, 혹은 취재 과정에 대한 불만은 언제든 신문사로 전해주길 부탁드린다. 그러나 글의 표현은 한번만 더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더구나 기자를 공격하는 댓글은 삼가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 상처받았어요.”
자신의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았다는 최수미 기자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나니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가슴이 섬뜩한 표현들로 상처받는 일은 기자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는 동네 중학생이 학교에서 선플달기 운동을 한다 길래 “고양신문 기사에도 좋은 댓글 좀 달아 달라”는 부탁을 농담처럼 한 적이 있다. 독자 여러분에게 같은 부탁을 드리고싶다. “독자님들 고양신문에 좋은 댓글 좀 많이 달아주세요. ”
김진이 편집장
kjini@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