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고양 외식비 ‘식당도 손님도 죽을맛’
식재료값 인상->가격 인상->손님 감소 악순환

식재료 값이 뛰니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음식값을 올리니 손님의 발길이 뚝 줄었다. 식당도 손님도 죽을 맛이다. 일산 외식업계도 식재료 값의 원가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인상한 곳이 대부분이다. 가격인상은 매출저하로 이어지므로 조심스럽다. 일부 업소에서는 오히려 가격인하를 생각하는 곳도 있다. 가격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깊어진다. 

 8~9일 이틀 동안 소비자시민모임 고양지부(대표 김순환)는 고양신문과 함께 고양시의 8월 외식비 및 이·미용 가격 실태를 조사했다. 설렁탕·김치찌개·자장면·물냉면·칼국수·삼겹살 등 주로 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외식품목이다.

삼겹살의 경우 최근 1년간 업소의 절반이 넘는 66%의 업소에서 값을 올렸고, 설렁탕·칼국수는 절반이 가격을 인상했다. 반면 김치찌개와 물냉면은 식재료 값이 올랐음에도 되레 판매가를 인하한 업소까지 있었다. 최근1년 간 가격인상 원인으로는 식재료의 원가상승이 가장 많았고, 세금 등 유지비와 인건비·임대료 상승이 뒤를 이었다.

같은 음식의 최고-최저가격 조사에서는 가장 큰 가격차를 보인 것은 삼겹살로 최고 14000원,최저 6000원이었다.(표 참조) 또 자장면은 최고 9000원 최저 3500원으로, 물냉면은 최고 9000원 최저 5000원으로 비교적 가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설렁탕은 최고 7000원 최저6000원, 김치찌개는 최고 8500원 최저 5000원, 칼국수는 최고 7000원 최저 6000원으로 값 차이가 크지 않았다. 비교적 비싼 것으로 조사된 음식점의 주인은 “다른 업소와 견줘 최고 품질의 식재료를 쓰기 때문에 더 싸게 제공할 수가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원산지 표기에 대한 조사에서 쌀의 경우 100%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고기를 국내산을 쓰는 업소는 12%에 그쳤다. 수입산은 50%,국내산과 수입산 혼용하는 업소도 37%로 나타났다. 칼국수는 62%의 업소에서 혼합고기를 사용했고 자장면과 냉면에 들어가는 고기도 낮은 비율이지만 점차 수입산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다. 자장면은 수입산 7%, 국내·수입 혼합이 28%였다. 또 물냉면은 16%의 업소에서 수입산 고기를 사용했다. 백화점 중국요리식당의 한 매니저는 “단가를 맞추려면 고기를 혼합으로 쓸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음식값을 인상할 수밖에 없자, 절충점으로 가격을 올리되 양을 늘리는 방식도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삼겹살 업소 중 11%는 용량을 늘렸다.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에도, 경기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가격을 유지하거나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미용업계는 가격인상은 없었지만 최고 최저 가격차가 외식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커트는 최고 2만5000원 최저 8000원, 남성염색은 최고 8만원 최저 2만원, 여성커트는 최고 2만8000원 최저 1만원, 여성염색은 최고 8만원 최저 2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펌은 최고 8만원 최저 2만2000원, 세팅펌은 최고 20만원 최저 4만원, 매직펌은 최고 20만원 최저 4만원으로 조사됐다. 체인점의 경우는 이용가격이 게시돼 있었지만 56%의 업소는 게시하지 않았다.

소비자시민모임 고양지부 이수진 사무국장은  “외식업소의 가격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길은 식재료의 가격안정이 우선돼야한다”며 “기본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게 되면 영세한 업소의 손실은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이 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미용에 대해서는 “처리 약품의 선택에 따라 가격이 변경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공개가 없는 상황에서는 가격비교가 의미 없다”며 원자재 가격 공개를 촉구했다.

백석동 ‘오모리 김치찌개’고순희 차장은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500원 올렸어요. 그런데 장마나 폭우로 배추 야채가격이 또 30%나 올랐어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조사원 이종숙(48)씨는 “당장 저부터 외식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안하게 된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업소의 고민을 실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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