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장애인자립센터 사진전 독도여행 ‘나도야 간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세상에 나갔다. 용기가 필요했다. 활동의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세상에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그들의 생각과 정서를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는데 성공했다. 17일 일산동구청 2층 대회의실에는 일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자립센터)에서 마련한 ’2011 자조모임 사진으로 세상읽기 사진전시회’가 열렸다.
자립센터는 장애인자립생활기술훈련 프로그램으로 ILP 사업을 실시해 지역 장애인의 여행을 돕고 있다. 올 8월에는 지체장애인 이제철씨, 뇌병변 장애인 여기준씨, 언어장애인 김제열씨, 지적장애인 김세환씨 등 네 명의 지역장애인의 울릉도, 독도 여행을 도왔다.
김제열씨는 ‘일출’ ‘묵호항군함’ ‘형제바위’ ‘촛대바위’ ‘울릉도1호’등 장애인 동료들과 울릉도 독도 여행기를 사진에 담았다. 특히 ‘나도야 간다’에는 휠체어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독도 여행을 하는 이제철씨가 승선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최초인 만큼 사진 속 상황은 평탄치 않아 보였다. 승선할 때 오르막은 이씨가 넘어야 할 또 다른 가파른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준씨는 평소 좋아하는 김제열작가를 사진에 담았다. 제목도 ‘내가 사랑하는 김작가’다. 다른 사진 ‘꿈의 날개’는 벽에 그려진 날개그림 아래로 쌍둥이 어린아이를 담았다. 일상적인 모습의 사진도 눈에 띈다. 김승종씨의 ‘거울속 이야기’에는 거울에 비친 조카의 모습을 담았다. 또 다른 사진에는 휠체어를 탄 다른 장애인을 찍으며 걱정없다고 자신에게 외치듯 제목도 ‘난 걱정없어’라고 달았다.
지적장애인 이용경씨는 ‘이기적인 나’ ‘설레임’ ‘미녀’등의 사진에서 자신에 대한 탐구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담겨있다. 정동혁씨는 호수공원의 모습이 주로 담겨 있다. 특히 ‘환희’에는 화려한 꽃들의 색에 감정을 투사한 것이 시선을 끈다. 최영희 간사의 사진에는 ‘갯벌’ ‘동심’ ‘여름날’의 사진을 통해 계절과 아이,풍경등을 담았다. 자신의 아이를 찍는 최간사의 애틋한 모정을 눈치채게 한다.
50대 초반인 김수희씨의 ‘맨발의 청춘’ ‘번지없는 주막’등의 사진에는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정희숙씨는 수목원에서 숙박을 하고 새벽에 나왔다가 운무에 쌓인 신비로운 산과 나무를 목격하고 이를 사진에 담았다고 한다. 김수희씨와 정희숙씨는 비장애인이지만 자조모임에 참여해 회원들을 돕는다.
사진전을 보러 온 정오윤씨는 “시선도 좋고 정성이 들어가 있어 참 좋다”며 이들의 도전에 찬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진도 많이 보고 책도 읽고 무엇보다 울어보고 경험해보는 과정 속에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충고했다.
사단법인 경기장애인인권포럼 안미선대표는 “고립돼 혼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일반인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목표다 사진을 찍는 활동을 통해 해방감도 느끼면서 세상에 활기찬 모습으로 당당하게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주 시민기자
cesilov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