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동 골프장 부지 발굴 유물·유적 표지판 시급


덕양구 도내동 463-21번지 일대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있다. (재)겨레문화유산연구회에서는 2009년부터 2010년에 걸쳐 골프장 조성부지내에서 유적 시굴 및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발굴 결과 민무늬토기, 반달돌칼, 화살촉, 도끼 등의 마제석기를 포함하여 청자, 백자 등의 자기류, 연·경질의 도기와 토기, 유리구슬 및 석영제 찌르개를 발굴하였으며 토광묘, 수혈(12기), 회곽묘(4기) 등을 확인하였다.(참조「도내동발굴약보고서」)
발굴된 유물·유적은 청동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망라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이성이나 희소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수량에 있어서도 많지 않아 보존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골프장 건설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고양시는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화정지구, 탄현지구 등의 지역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해왔고, 그때마다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해왔다. 조사 결과 화정지구, 일산신도시, 벽제읍의 지영동, 원당동, 행주내동, 성사동 등에서 구석기시대 유적으로부터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의 거푸집과 지석묘 등 각종 유물이 발굴되었다. 그야말로 고양시는 구석기 이래 삼국시대를 거쳐 조선왕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는 유물과 유적이 산재해있어‘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발굴된 유물은 발굴시행기관의 조사보고서 작성과 함께 원천적으로 모두 국가소유로 귀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보관에 한계가 있어 각지의 박물관이나 발굴참가 대학교 박물관 등에 위탁관리를 맡기고 있다.
많은 유물, 유적의 발굴에도 불구하고 조사보고를 마치고 나면, 일부 학자와 관계자, 관심 있는 시민들을 제외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도 알려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한 때 우리나라 고고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가와지볍씨와 일부 유물이 농업기술센터 내에 있는 농업박물관에 소개된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게 유명했던 가와지볍씨가 출토된 장소가 현재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밖에 유물 역시도 마찬가지다.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발굴되었던 장소에 안내판이라도 설치하였더라면 관심 있는 시민들이 두고두고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도내동 골프장에서 출토된 유물 역시 조사보고 되면 그만일 것이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행신동 주민 이은숙씨는“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이런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현장을 방문한다면 얼마나 좋은 교육이 되겠습니까”라며,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유물들이 고양시에서 출토되었다는 사실을 교육현장에 접목시키기 위해 안내판이라도 세워야 함을 강조했다.
고양시에서 발굴된 유물과 자료들을 앞으로 건립될 고양시 박물관에 모으고, 발굴된 곳에 상세한 안내판을 세운다면 고양시민들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중한 애착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사유적지를 답사하기 위해 고양시민들이 파주의 전곡리 유적지를 찾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민무늬토기, 반달돌칼, 화살촉, 도끼 등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고양시에도 있음을 알게 될 때 역사에 대한 관심과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고, 더불어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화정동, 행신동, 일산신도시 등을 건설하면서 발굴된 많은 유물유적이 속히 박물관에 전시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발굴된 곳에 최소한 표지판이라도 세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