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어려운 가정에 성탄선물 전달

고양평화청년회의 사랑의 몰래산타는 올해로 6년째를 맞고 있다.
사람들의 온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옆집 친구의 성탄절선물을 보며 소외감을 느낄지 모를 저소득층 아이들의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아 주고자 고양청년들이 뭉쳤다. 뼈속까지 꽁꽁 얼 것 같았던 추위도 매년 외로운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몰래 산타’들의 활약상을 막지는 못했다.

6년째를 맞이하는 고양평화청년회의 ‘사랑의 몰래 산타 대작전’은 올해에도 차별 없는 세상을 희망하며 기꺼이 봉사활동에 나선 150명의 가슴 따뜻한 청년·청소년들과 함께 했다. 전역한지 갓 한달 된 열혈 예비역 청년부터 산타 이벤트 전문회사 대표, 초등학교 선생님까지 참여한 면면들도 다양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장 바쁘다는 커플산타들도 좋은 일을 해보겠다고 찾아왔다.

10개조로 흩어져 움직였던 탓에 청년회 전민선 회장이 속한 5조와 함께 동행했다. 방문가정으로 이동하면서 전 회장은 “올해처럼 산타참가자들이 적극적이고 자발적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연신 뿌듯해한다. 그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몰래 산타’들은 준비해온 대사와 율동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앞선 두 집 가족들이 모두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선물만 놓고 왔다며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한다고 다들 난리다.      

능곡의 허름한 빌라를 찾은 산타. 깜짝 놀란 아이.
이윽고 목적지인 허름한 빌라 앞에 도착했다. 각자 맡은 역할을 다시 한 번 연습해 본다. 눈 스프레이가 잘 뿌려지지 않는다는 산타, 아이들에게 건넬 말을 연습하는 산타, 여기저기서 “떨려, 떨려”라는 속삭임이 들린다. 영하로 내려간 추운 날씨 탓만은 아니다. 누군가의 산타가 될 생각에,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설레는 듯 했다.

“철수야 영희(가명)야 메리크리스마스.” 현관문이 열리자 15명의 산타가 불꽃놀이와 함께 준비해온 캐롤송과 율동을 선보였다.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을 쳐다보는 철수와 영희.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보따리를 풀고 준비해온 선물을 하나씩 나눠주자 이내 “고맙습니다”라며 수줍은 표정으로 받는다. 선물 받은 건 아이들인데 오히려 산타 표정들이 다들 싱글벙글이다.   

산타활동을 마치고 집결지에 모인 청년들은 각자 맡은 집들의 방문기를 자랑하며 즐거워했다. 친구의 추천으로 참여했다는 행신중학교 박연아양(15세)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도 들었고 어렸을 때 선물 받은 기억도 나면서 부모님께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산타활동의 소감을 말했다. 

‘사랑의 몰래 산타’는 아이들에게만 사랑을 전달하는 게 아니었다. 6년간의 산타활동을 통해 맺어진 인연으로 이번 달에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산타가 있어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용정·김희형씨 부부. ‘사랑의 몰래 산타’가 처음 시작된 2006년, 일산으로 막 이사를 와서 좋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참가했던 이용정씨는 마찬가지로 막 수능을 끝내고 봉사를 위해 산타활동에 참가한 김희형씨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같은 조에서 산타활동을 통해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이후 이씨가 메신저를 통해 고민 상담을 들어주면서 둘의 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지게 되었다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 뒤 5년간의 연애 끝에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다.

자신들을 엮어준 인연에 감사한 마음으로 ‘몰래 산타’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는 이들 부부는 “산타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의 뿌듯함도 느끼면서 한편으로 우리 사이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으며 “방문했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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