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교복을 새 교복처럼...교복교환센터에서 가능

신학기가 시작되고 있다. 작년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 교복과 체육복 걱정이 생길 때다. 새로 사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고 그냥 입히자니 마뜩찮다.
고양여성회관 1층에 가면 물물교환센터와 나란히 교복실이 있다. 2002년 문을 열어 벌써 10년째다.
이곳이 탄생하기까지는 최선희(67세)어르신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당시에 내가 무원 삼보2단지 부녀회장이었다. 이곳에 물물교환센터가 있다고 해서 와보니 달랑 라디오 한 대뿐이더라. 다른 부녀회장들을 설득해 물건을 모아오고, 교복 살 돈이 없어 전전긍긍한다는 이웃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교복실도 기획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고양시 전역의 교복은 물론 체육복도 있다. 필요한 이들이 마음대로 가져가면 되는데 근처에 있는 화정고등학교 교복을 제외하고는 물량이 많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아파트에서 모아주기만 하면 물량이 많을 경우 여성회관이 직접 수거를 해온다고 한다.
“사람들이 돈도 안되는 일을 왜 10년동안이나 하냐고 묻는데, 나는 아침에 곱게 화장하고 이곳에 나오는 게 삶의 활력소다. 여러 사람도 만나고 봉사도 즐겁다”고 말한다.
4년째 최선희 어르신과 언니, 동생으로 짝지어 일하고 있는 이혜순(66세)어르신 역시 갱년기나 우울증을 모르고 산다고 한다. “오전에는 여성회관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나머지 시간에 자원봉사를 하고 바쁘게 살다보니 하루하루가 즐겁다. 청소며 들어오는 물건 정리며 우리둘이 다 하지만 별로 힘들지 않다”며 “꼼꼼한 언니와 털털한 나는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메워주는 환상의 조합”이라고.
여성회관에 가면 ‘안 입는 교복을 모아달라’며 자원봉사하는 기쁨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젊은 두 어르신을 만날 수 있다.
최수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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