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본부 차정숙 어르신

“세상에는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금방 포기하지 않고 해결방법을 어떻게 하든 찾는다. 일 때문에 만나게 되는 공무원 중에는 이런 나를 보고 ‘할머니 깡패’라고 부르기도 한다.” 83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젊은이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차정숙 어르신. 외모도 곱고 정정하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상대가 나이를 의식하지 못할 만큼 소통이 잘되는 ‘꽃 노년’이다. 20년전 환경운동본부 고양지부를 설립하고 환경운동 외 다방면에서 활동중인 차정숙 어르신에게 특별한 건강 비법을 들어보았다.

하루 일과를 알려 달라
새벽 1시에 자고 새벽기도를 가기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4시 반이면 퇴근한다. 퇴근 후 책을 보거나 모임에 참석하기도 한다.

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하는 것은
특별히 하는 게 없다. 운동도 싫어하고 걷는 것도 잘 안한다. 먹는 것도 특별한 것 없이 그저 간단한 재료로 옛날 방식대로 조리한 음식을 먹는다. 밥은 적게 먹고 군것질은 많이 한다. 버터 듬뿍 바른 크래커, 사탕, 캐러멜 등을 즐겨 먹는다. 건강식품도 캐나다에서 딸이 보내준 골다공증 예방 식품을 제외하곤 먹는 게 없다. 가끔 비염증세가 있어 비염약 먹는 정도가 전부다. 감기도 잘 안 걸린다. 내가 생각해도 우스울 정도로 건강하다.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정신력이다. 나는 사회 활동을 늦게 시작했다. 환경운동을 하기 전에는 조경사업을 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조경을 마지막으로 사업을 정리했다.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60이 넘어서다. 늦게 시작한 만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눈뜨면 할 일부터 생각한다. 모든 것을 정확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긴장감이 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고 활력인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영어회화를 공부했다. 자꾸 무언가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젊게 살게 하는 것 같다. 중국어도 배우고 싶다.

자식들에게 지침이 있다면
특별한 건 없다. 큰딸은 메릴랜드 대학을 졸업하고, 셋째 막내딸은 에꼴 드 보자르 대학을 나와 둘 다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둘째딸은 한국에서 남편과 함께 사업을 한다. 딸들과는 그냥 친구처럼 지내고 그것으로 만족한다. 다만 “여자가 결혼을 하면 남편을 성공시키던지 자식을 잘 키우던지 그것도 아니면 남편의 가문에 도움되는 일을 하던지 세가지 중 하나는 해야 한다”는 친청 어머니 말씀을 자식들에게 해준 적은 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나
살아 있는 동안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어서 ‘아 그분이 지금 계셨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남기는 사람이고 싶다.
눈이 아파 오래 보지는 못해도 매일 꼬박 꼬박 성경을 2장씩 읽고 공부하신다는 어르신에게는 그동안 들어왔던 수많은 의학 상식은 필요없었다. 욕심을 내려놓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살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이것이 특별할 것 없는 어르신의 특별한 건강 비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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