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도 농경문화와 더불어 호미걸이라는 독특한 민속놀이가 전승되고 있는데, 그 기원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부터 있었던 송포 뱀개 마을의 호미걸이 두래잽이를 들 수 있다.
송포 호미걸이는 1998년 4월 6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다. 송포 호미걸이를 이끌었던 예능보유자 동관 김현규 선생은 42년 고양군 송포에서 출생하여 2004년 타계하신 분으로 고양의 가락을 지키는 마지막 소리꾼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가르쳐 보존 계승의 길을 열어 놓았다. 호미걸이는 ‘호미 씻기’ 라고도 하는데 마지막 김을 매고 난 뒤 금년 농사가 끝났으니 내년에 대비하여 호미를 씻어 걸어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이 호미걸이는 지방에 따라 공굴(共屈), 공회(公會) 백중놀이, 두래 놀이, 머슴놀이, 술 메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 우는데 대체로 음력 7월 7석이나 7월15일의 백중을 전후해서 열리는 것이 보통이다. 호미걸이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과 같이 피땀 흘려 가꾼 농사가 결실을 잘하여 풍년을 들게 해달라는 소원의 의미와 여름 내내 농사를 짓느라 피로해진 몸을 재충전하기 위하여 쉬며 노는 축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호미걸이 행사는 두래 꾼들만의 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가 한데 어울려 음식을 먹고 즐기는 잔치의 성격을 띤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풍물, 굿, 탈춤, 민요, 판소리, 동제 등에 광범위하게 ‘논다 또는 놀이’로 표현된다. 이런 이유는 우리놀이가 생산이나 신앙, 세시풍속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후 풍토로 보면 우기가 초여름에 시작됨으로 이시기를 무사히 넘기면 풍년 농사를 이루게 된다. 두벌 김매기는 우기기 지난 후에 매기 때문에 흉·풍을 점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호미걸이는 호미씻이라고도 하는데 한해 농사일을 끝낸 후 다음 해의 농사를 위해 호미를 씻어 걸어둔다는 뜻에서 유래하는 말이다. 송포 호미걸이는 농촌에서 활발했던 두레 공동체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세벌 김매기가 끝나는 음력 7월로 접어들면 행해지는데, 농기의 버릿줄에 주렁주렁 호미를 걸어둠으로써 사실상 한해 농사를 마감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호미걸이는 매년 하는 것이 아니고 두벌김을 멜 때쯤 그 해 농사를 어느 정도 가늠하여 농사가 잘 됐다고 판단될 때만 했다고 전한다.
호미걸이가 결정되면 마을 사람들은 놀이에 쓰일 악기와 깃발을 점검하고 음식을 장만하는 등 잔치 준비를 한다. 당일 날 새벽 동이 트기 전에 남자들이 모여 기를 앞세우고 길군악 7채(행진풍물)을 치며 당 앞에 가서 상산제를 지냈다. 다음은 여자들이 당 마당에 시루상을 차려 놓고 대동제를 지냈는데, 상산제는 한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대동제에는 질병 없고 사람이 다치지 말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
풍물대동제가 끝나면 유가제를 진행하는데 기를 앞세우고 이웃마을 두레패들을 맞이하러 마을 어귀로 향하면 이웃 두레패들은 술독을 담은 수레를 끌고 당 마당에 모여든다. 이에 기(旗)절 받기, 기쓸기 등을 하면서 한데 어우러져 한바탕 신명나게 풍물을 치며 놀다가 해질녘 이웃 두레패들이 돌아가고 나면 농악을 울리며 집 돌이를 하며서 가내의 무사 태평을 빌어주고 주인은 음식을 대접하면서, 호미걸이를 마무리한다. 두레의 힘과 풍류를 담고 있는 송포 호미걸이는 1931년을 끝으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으나 최근 보존계승돼재현되고 있다.
77년 수원에서 있은 제1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처음 소개됐고, 79년 서울민속예술제에 호미걸이놀이로 서울시 입상하여 한국민속예술대백과 사전에 처음으로 호미걸이 놀이가 소개되었다. 작고한 동관 선생께서는 이때 고양 송포호미걸이로 출연하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으로 남는다고 하였다. 그 후 1992년 고양시 승격기념 동관 김현규 호미걸이 발표회를 갖고 98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22호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용구재 이무기제 등 7가지 우수한 민속놀이를 발굴, 재현, 보존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그 제자 중 조경희를 전수 후계자로 지정 계승하게 했다. 한국이 낳은 자랑스런 고양인 동관 김현규 선생이 직접 부르는 호미걸이의 생생한 소리는 예술이요 샘솟는 근원 같은 것이다. 호미걸이가 우리 국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 하는 커다란 힘이 되어 경기도의 무형 문화재가 아닌 나아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거듭나기를 희망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