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없는 우리지역 희망찬 청소년의 미래' 포럼

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던 행신동 10대 암매장사건이 일어난 지 어느덧 한 달째. 위기청소년에 대한 그간의 무관심을 반성하고 지역사회의 역할을 고민해보기 위해 지난 24일 ‘폭력없는 우리지역 희망찬 청소년의 미래’라는 제목의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 개최장소였던 예수인 교회는 지난 10대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지역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지역사회의 고민을 나눠보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학교폭력대책 범국민연대의 신순갑 사무총장은 먼저 학교폭력의 실태를 살펴보며 이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사무총장은 특히 “학교폭력 피해 연령대가 몇 년 뒤면 초등학교 4학년대까지 내려갈 추세”라고 우려를 나타내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폭력에 대한 일상적, 관대적인 문화부터 바꿔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더불어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학교폭력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학교폭력문제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발제를 진행한 권일남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매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식의 행정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청소년 안전망체계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한계점으로 과부하에 시달리는 전문가들의 이탈, 열악한 청소년예산지원문제 등을 지적하며 고양시가 해야 할 역할로서 ▲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구상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와 같은 지원시설의 설립 및 확충 ▲청소년지원예산 확대, ▲위기청소년들을 책임질 수 있는 지역사회의 안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권 교수의 구체적인 정책제언에 방청객들과 패널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우선 왕성옥 시의원은 학교폭력문제가 더 이상 학교내부만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며 “학교 밖 학생들이 집단거주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빈부격차, 양극화의 문제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 의원은 학교폭력에서 특히 ‘폭력’의 문제에 주목하며 “폭력은 순환성을 지니기 때문에 어른들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이 그 분노를 약자에게 다시 표출하는 방식으로 반복된다. 따라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자신들의 말속에 혹은 행동에 폭력성은 없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아 고양신문 발행인 역시 “우리사회에 폭력적 문화가 너무 만연해 있는 것이 문제”라고 공감을 나타내는 한편 1가족 1자원봉사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요란한 정책보다는 조용하고 세심하게 아이들을 삶속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토론에 나선 이상영 시민복지국장은 “현재 고양시에 청소년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상급기관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진단과 함께 “이를 위해 추경예산에 1억 5000만원을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청소년문제해결에 많은 예산을 투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청소년복지정책에 관해 향후에도 정책적 제언을 아낌없이 해달라는 당부도 나타냈다.
이날 포럼을 준비한 예수인교회 민찬기 목사는 “이번 10대 살인사건에 대해 인근 교회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포럼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