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동 원골 양녕대군 20대 후손들

▲ 덕양구 덕은동 원골 양녕대군 20대 후손들의 두번째 체육대회

대덕동 384번지 인근 원골에는 양녕대군 20대 후손들이 6촌에서 8촌까지 많은 일가들이 모여살고 있다. 그 중 종가 집 이점태(종손 63세) 종손 가족과 둘째 집 이원태(56세)씨 가족 각각 5남매 모두 10남매 가족 60명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5월에도 큰집, 작은집 한마음 체육대회를 가졌다. 남자들은 족구게임, 부녀자와 아이들은 다른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 일가는 김포에서 1920년대에 현재 후손들이 모여 사는 덕은동 원골로 옮겨왔다고. 이곳에서 정착해 벌써 6대째 이어가고 있다. 20여 가구가 원골에 살며, 두 가족만 행신동과 원당에 살고 있다. 이렇게 가족 친지들이 흩어지지 않고 모여 사는 것은 이 집안의 며느리들이 크게 한몫을 했다. 특히 종가집 맏며느리 노윤순(61세)씨가 아래 동서들과 친자매처럼 지내는데서 비롯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노씨는 맏며느리로서 집안에 대 소사를 맡고 있다. 조상님들께는 설과 추석명절에 제사를 모시며 3대 위 조상님께는 기제사를 모시고 있다. 옛 조상의 대를 이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백종숙(54세)씨는 “주변에서 우리 가족들이 모여 사는데 불편하고 때로는 분쟁도 있을 텐데 어떻게 우애가 있게 사느냐고 질문을 받을 때가 많은데 그 대답은 간단하다.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백씨는 “종손 시아주버님과 맏며느리 형님께서 실천하고 있다. 항상 나보다 동생들을 생각해 주신다”고 전했다.

백씨의 시숙(종손)인 이점태씨는 종가 집 농토에 농사를 지으실 때 균등하게 밭고랑을 나누어 첫째, 둘째, 셋째의 이름으로 각각 말목을 표시해 놓았다. 형제간 나눔과 배려와 배품이라고. 가족들은 씨앗 뿌리는 날 모두 모이라고 해 함께 일을 한다. 공동으로 농사를 지으니 안 나올 가족이 어디 있겠나. 추수할 때는 자신들이 알아서 한다. 

“이구동성으로 우리들은 시 아주버님(종손)을 교주님이라고 별명을 불러요”하며 웃는다. 운동장도 매실나무 밭을 다 파내고 이렇게 가족들이 언제나 이곳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운동을 하도록 만들었다.

“저희들은 아침만 집에서 식사를 하고 점심 저녁은 종가집에서 먹어요. 서로 뭐 먹고 싶나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어요. 물론 모든 재료나 비용은 종가 집에서 부담해요. 형님네는 쌀값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우리는 덕분에 쌀값 굳어서 좋다 하지요.”

허순엽(51세)씨는 종가집 막내며느리에게 종가집이어서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었다. “맏며느리 형님께서 대소사에 모든 준비를 해 놓으셔서 소소한 심부름만 하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종가집 다음 대를 이을 맏며느리에 며느리 박건혜(36세)씨는 23세에 결혼해 13년을 한곳에 어울려 살아오며 느꼈지만 어머님 작은 어머님들께 본받을 점이 많아 나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단다.

이혜자(54세)씨는 종가집 외동딸로서 혼자만 원당에 살고 있지만 자신의 농토가 원골에 있어서 이곳에 항상 있다시피 한다. 둘째 집 큰딸 이숙자(56세)씨와 이영자(52세)씨는 원골에 살고 있다. 막내라서 그런지 항상 언니들이 잘해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때 세 딸 모두 우리도 시집에서 며느리들이지만 정말 올케들은 정말 화목하여 동서지간들이 아니라 꼭 자매들 같다고.

가족 중 청소년 이진선(대학4)씨와 이주희(대학4)씨는 한동네에 오랫동안 옹기종기 살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오늘처럼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체육대회를 한다는 자체가 특이해 친구들에게 자랑했더니 부러워들 한다. 이예진(행신초6)양, 유가은(명지초)양은 “가족들이 함께 체육대회를 하니까 재미있어요. 그리고 저녁에는 각자 갈고 닦은 실력으로 가족 음악연주회가 있어 더욱 좋아요”라며 웃는다.

이렇듯 오랜 세월 오손도손 모여 살던 양녕대군 20대 후손들도 대덕동 3통 4통 재개발로 머지 않아 이주를 해야 한다고. 다음 정착지가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그 때도 지금의 6촌 8촌이 함께 모여 사는 명맥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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