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동 화훼작목반

삼송지구 공사가 한참 진행중인 현장 뒤편에는 개발에서 제외되어 소외된 오금동 큰골이 있다. 마을길로 접어들다 보면 도로 좌측에 화훼 비닐하우스 단지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는 수년 전 전업농 또는 귀농 희망자들이 모여있다. 화훼 농사로 경제적 창출을 기대하는 한편 도시에 찌든 삶을 달래기 위해 하나 둘 모여 든 사람들. 초기에는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가며 조금씩 수입이 들어왔고 일하는 즐거움과 소득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년 2년 겨우 자리를 잡아갈 무렵 삼송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을 하게 됐다. 다행히 계획지구에서 벗어나 안심이 되긴 했지만 대신 화훼농가 작목반뿐만 아니라 오금동 큰골 마을전체가 고립된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고.
개발이 시작되면서 마을이 고립됐다는 생각에 이곳 주민들은 한동안 충격에 빠져있었다. 그나마 지금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회원들 간에 득이 될 수 있는 정보라면 서로 공유해 나가는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 판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들도 해나가고 있다.
요즘 오금동(통장 원광연) 큰골 화훼작목반(반장 전종원52) 회원들은 초여름을 앞당긴 듯한 무더운 날씨와 찌는 듯한 비닐하우스 온실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각자 재배작물을 가꾸고 있다. 한낮 땡볕이 내리쬐는 하우스 풍경은 작물도 사람도 함께 동화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오금동 큰골 화훼작목반 회원은 20명이다. 아니 부인들까지 함께 하고 있으니 40명이나 다름없다. 이를 대표하는 이는 전종원 반장. 오금동 214-1번지가 그의 작업장이자 보금자리이다. 이점석(58세) 전임 작목반장은 고사리과 종류를 재배하고 있다. 농사짓는 화훼작목반을 대표하는 반장 임기는 서로 돌아가면서 2년씩 하고 있다.
“내가 반장을 보고 있을때만 해도 화훼경기가 좋았다. 그 당시에는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경비와 생활비를 제하고도 조금씩이나마 저축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경기가 침체되던 것이 2011년부터 더욱 나빠졌다. 지금은 2011년 매출의 절반으로 줄어들어 큰 걱정이다.” 이점석 전 반장의 이야기다.
강윤희(54세) 회원은 주로 바이올렛을 재배하고 있다. 처음 작목반을 만들게 된 것은 화훼 농사에 필요한 모든 것 각종자재구입은 물론 작물을 재배에 관한 정보교류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회원들은 신도동에 작게나마 작목반원들이 화훼작물을 판매할 수 있는 공동판매장을 가지는 것을 소원으로 여긴다. 오래전부터 러브체인을 재배하고 있는 박찬홍(52세) 회원은 “7년 전만 해도 재배한 물건이 모자라 못팔 정도였다”며 옛날을 회상했다.
이들은 개인당 시설하우스를 대략 700여 평 이상 작목해 한국화훼, 유통공사 등에 출하 경매로 판매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농장으로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 이제는 15년이나 돼 알만한 상인들은 잘 안다. 지금은 불황이지만 꾸준한 거래를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조남례씨는 “20년 전 멋모르고 화훼 계통 농장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그런지 몹시 힘들었다”며 “얼마를 지나 작목반에 가입하게 됐다. 3년이 지나면서 전체적인 화훼 농가 경기가 좋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자리를 잡은 지금도 농장일이 쉽지는 않지만 경제가 좋아지기를 기대리며 그저 열심히 화훼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목반원들은 공동체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서로 바쁠 때는 일손도 돕고, 공동 자재구입과 일부품목에 대해서는 공동 판매를 할 수 있어 서로의 보탬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제대로 유통망이 저조해져 날로 갈수록 시름만 커지고 있다는 말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