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양우체국은 1996년 8월 고양일산우체국 덕양분국으로 개국해 다음해 2월 고양덕양우체국으로 개국했으며, 총괄국 3과 1실, 소속국 9국, 취급국 2국이며 2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뜨겁고 따가운 날씨에도 우체국은 분주한 도매시장처럼 들고나는 우편물과 집배원들과 차량과 우체국을 찾아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득하다. 게다가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기 위해 28도에 맞춰 선풍기를 돌리고 있으니 ‘이열치열’, 일과 열과의 싸움이 한창이다.
7월과 함께 덕양우체국에 오게 된 박주석 덕양우체국장<사진 위>은 “각 마을의 환경과 정보를 잘 아는 집배원들, 지역주민들의 성향에 익숙한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지역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며 도농복합도시의 특징이 남아있어 농촌에서 느낄 수 있는 소박하지만 흐믓한 ‘정’이 느껴져 좋았다고 한다.
박주석 우체국장은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단에서 금융정책업무를 담당했고 서울우편집중국장, 동대문우체국장을 거쳐 덕양우체국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우체국 직원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라며, 사윗감, 남편감으로 첫 번째가 우체국 직원을 포함한 공무원이라고 자랑스러워한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박봉과 고된 노동의 외길인생 걸어오면서 친구들의 현달하는 모습을 부러워도 했겠지만 아직까지도 현직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우정사업본부이든 우체국이든, 주민들은 우체국의 주요업무는 ‘우편업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체국은 예금 61조원, 보험 35조원으로 총자산규모가 약 96조원에 이르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가금융기관’이기도 하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도로 철도 교육시설 등 국가기간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우체국에 맡긴 돈은 부실 염려없이 든든하다.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겨도 우체국 예금은 100%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한다. ‘국가금융기관’이기 때문이다.
우체국의 예금과 보험의 역사는 길다. 우체국 저금업무는 1905년 7월 시작됐고, 보험업무는 ‘조선간이생명보험’이라는 명칭으로 1929년 10월 개시됐다. 그후 1977년 농협에 잠시 이관됐다가 1983년 7월 체신예금 및 보험을 재개했다.
‘우체국 보험이 좋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우체국보험은 시중 일반 기업의 보험에 비해 상품의 다양성은 조금 뒤질지 몰라도 보험 능력 발휘에 있어서는 1등감이다. 일반 민간기업의 보험이 기업 이윤을 중시하는데 비해 우체국 보험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혜택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민을 위한 보험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전국단위로 보험분야에서 15만3000여 명 예금분야에서 4600여명 등에게 65억원 이상의 지원을 해왔다”고 한다. 덕양우체국에서도 집배원 80여 명으로 구성된 ‘우체국 365봉사단’이 독거노인, 한 부모가정, 조손가정 등의 소외계층에게 김장김치, 연탄 등을 지원하는 활동을 펴기도 했다.

그 동안 신뢰도 1위의 택배사업으로 주민에게 성큼 다가간 우체국은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전국의 지역네트워크를 통해 농어촌 특산물 판로를 개척한 ‘우체국 쇼핑’이 그것이다. 농수산품과 공산품 총 7,650여 가지의 상품을 쇼핑몰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전국의 특산품이 각 도시로 판매될 수 있는 길을 할짝 열었는데, 그 인기가 꽤 높다.
이 사업을 통해 전국의 소규모 사업장이 백억원대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많다. 우체국쇼핑몰 등록 인허가 절차는 굉장히 까다롭다. 모든 재료가 국산품이어야 하고, 민원이 생기면 즉각 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호응이 좋다.
일반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통해 계약직, 비정규직의 젊은 직원을 늘리고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농어촌 지역을 외면하는 것에 비해 정년이 보장된 우체국은 이윤보다는 보편적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전국 3,660여 개의 우체국이 도시에 45%, 농어촌에 55%의 비율로 분포돼 있다. 인구가 몇 천 명 되지 않아도 ‘보편적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우체국은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우체국을 통해 안심하고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을 부칠 수 있고, 전국으로 경조금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박주석 우체국장은 우체국 직원들을 젊은이들로 바꾸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처럼, 경험 있는 직원과 신지식을 가진 젊은 층이 공존할 수 있을 때 더 효율적이고 안정된 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체 연령뿐만 아니라 정신 연령까지도 젊어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덕양우체국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지역주민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덕분”이라며 “겸허한 자세로 지역주민들께 봉사하고 행복을 나누며,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우체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박주석 덕양우체국장. 그래서 주민들이 필요에 따라 4층 회의실도 개방해놓고 있다. 한 발 더 다가오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며, 눈높이를 맞추는 덕양우체국이 더 크게 성장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