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에서 수익이 창출되고 창출된 수익이 고양시에서 선순환하면서 동시에 고양시 세수에도 보탬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무거운 고민 끝에 선택한 모델이 고양을 방송영상집적화 단지로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브로멕스 프로젝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5조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1만명의 일자리 창출. 브로멕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하지만 삼송 브로멕스힐사이드, 덕은 미디어밸리, 장항 브로멕스필드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방송영상단지를 집적화한다는 야심찬 계획은 난항에 부딪혔다. 삼송 브로멕스힐사이드의 부지 반 이상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덕은 미디어밸리가 있는 덕은지구는 방송영상단지라고 불리기에 궁색할 정도로 주거중심의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킨텍스 업무시서 부지에 계획된 100층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 이야기는 쑥 들어간 지 오래다.
그나마 임대한 건물에 방송영상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브로멕스타워는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공무원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이준익 같은 국내 저명한 감독이 소속된 영화사나 국내 최고 수준의 영화 후반작업 업체들이 속속 고양을 향했다.
그러나 브로멕스 타워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최근 점차 줄어들고 있다. 3년간 65개 기업이 51개로 줄어들었다. 또한 화정동에 있는 브로멕스타워Ⅱ는 공간에 대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영화 관련 회사의 특성상 외부 작업이 많아 사무실에 직원이 없다”는 한 영화사 직원의 설명이 있었지만, 건물 자체가 너무 텅 비어 있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브로멕스타워Ⅲ로 지정된 엠시티 건물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뀜에 따라 시가 기업을 유치하는 데 부담을 가지게 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브로멕스 프로젝트는 용을 그리려다 뱀을 그리는 꼴이 됐다. 브로멕스와 관련해 시의 정책은 그다지 ‘전략적’이지 않아 보인다. 전략을 ‘내부역량과 외부환경, 이 둘의 최적의 조합’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고민이야 많겠지만 시는 분명한 의사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브로멕스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무리한 재정을 쏟으면서 사업을 밀어붙이느냐’가 아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까지의 정교함이 수반될 때 ‘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시 재정을 포함한 내부역량과 한계와 기회가 공존하는 외부환경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이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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