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중 월드비전 통해 나눔을 배우다

▲ 기아체험에 참여해 가방을 만들고 있는 무원중 학생들.

무원중학교(교장 강천숙)에서 처음 실시하는 기아체험이 예정된 지난달 28일은 하필이면 태풍 볼라벤이 찾아온 날이다. 학생들은 휴교도 싫지 않은데, 기아체험도 하고 싶다. 학생들에게 ‘오늘 무원 중학교 정상 등교하며 계획된 기아체험프로그램 진행됩니다’는 문자가 왔다. 베란다 유리창을 흔드는 태풍에도 기아체험이 좋은지 환호하는 아이들. 한 끼 굶는 기아체험을 모르지 않을 건데, 뭐 꼭 좋을 것도 없을 텐데.

시간을 앞당겨 실시하고 조금 일찍 귀가하는 것으로 내용을 수정해 기아체험을 하기로 결정한 강천숙 교장. 기아체험이라고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처한 환경을 알 수 있는 동영상을 통해 다른 나라 어린이들이 겪는 빈곤, 질병, 노동의 고통 등을 배웠다. 전일제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봉사활동 점수도 획득할 수 있었다.

1학년은 종이가방 만들기, 2학년은 티셔츠 꾸미기를 했다. 고객인 교사의 주문대로 조별로 종이가방을 만들고 그것을 판매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 종이가방을 만들고 팔아 모은 돈으로 생필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체험활동의 마지막은 영양죽 먹기였다. 영양실조 상태의 어린이들은 일반 음식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양죽부터 먹게 되는데, 학생들도 그것을 체험하는 것이다. 큰 그릇에 준비된 영양죽을 먹어야 하는 학생들은 맛이 없어 못먹을까 겁이 났는지 배가 고팠을 텐데도 많이 떠가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실시한 무원중학교의 ‘기아체험’은 굶주리고 있는 지구촌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그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전 세계적인 월드비전의 나눔 프로그램이다. 1975년 월드비전 호주에서 시작되어 확산됐으며, 뉴질랜드, 캐나다, 독일, 일본, 영국, 미국 등 약 20개국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고, 월드비전 한국은 1993년부터 기아체험을 개최해왔다.

월드비전 경기북지부 김동주 과장은 “기아체험은 학생의 인성을 아름답게 성장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며, 각 학교의 상황에 따라 디자인해 의미 있는 활동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말한다. 또한 “기아체험은 형편에 맞게 시간과 장소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며 참가희망 학교는 월드비젼 경기북지부(지부장 정무호)로 전화접수 할 수 있다고 한다.

간접체험이지만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에게 왜 나누어야 하는지, 주변 친구들뿐만 아니라 먼 타국 어린이를 왜 도와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선한 부메랑이 되어 우리 사회로, 학생들의 삶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 날 모금행사를 통한 수익금은 아프리카 케냐의 여자 기숙초등학교 건립에 사용된다. 점차 많은 학교에서 도입하고 있는 기아체험은 고양시에서는 정발중학교에 이어 무원중학교가 두 번째로 실시했다. 메가톤급 태풍 볼라벤에도 불구하고 무원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충청북도 음성 꽃동네로 봉사활동을 떠났고, 중1, 2 학생들은 기아체험을 실시하며 나눔과 봉사를 배웠다. 의기충천한 무원중학교 학생들은 전 세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큰 일꾼으로 성장할 것이다. 월드비전 경기지역 대표전화 : 1899-0104 www.wvgyeongg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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