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가족들이 직접 만드는 홀트소식

홀트타운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만드는 장애인들의 이야기. 일산 홀트타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방송 ‘홀트라디오’가 세간의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일주일에 2편씩 제작되는 홀트라디오는 현재 사운드클라우드(http://soundcloud.com/holtradio)에 15회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 전문적인 방송에 비해 투박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장애인들이 제작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며 벌이는 소소한 재미들이 홀트라디오가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변 반응들이 폭발적이에요.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방송으로 제작하다보니 현장감도 넘치고 참신한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홀트라디오 운영을 담당하는 이창신 사회복지사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며 흐뭇해했다. 2명의 MC가 미리 준비해온 사연들을 소개하는 방식과 장애인 여럿이 모여앉아 한 가지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이는 방식, 총 2가지 방식으로 제작되는 홀트라디오방송은 일주일 간 일산홀트타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한다. 보치아 경기에 대한 소개, 아침청소, 합창단 콘서트 등 소소한 일상부터 공원에 외출했다가 장애인화장실이 잠겨 곤욕을 치뤘던 사연과 첫사랑 이야기까지 방송주제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9회 ‘꼬배를 아시나요’ 방송은 홀트타운 장애인들끼리만 쓰는 은어를 다루면서 “재밌다” “신선하다”는 네티즌들의 호평을 받았다. 

홀트라디오방송은 2007년부터 홀트타운에서 진행된 장애인미디어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장애인들이 미디어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작된 이 교육은 그동안 동화책, 사진집 작업을 거쳐오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미디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쳤으며 올해부터는 직접 라디오방송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제작해 방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홀트라디오에 대한 내부만족도는 꽤 높다고 한다.

11명의 장애인들이 제작하는 홀트라디오는 초창기 4회까지는 제작방법을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5회부터 대본 등을 준비하며 본격적인 녹음을 진행했다. 방송진행뿐만 아니라 기획, 대본, 편집작업까지 장애인들이 직접 참여한다고. 라디오방송은 특별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과 20만원대 녹음기만으로 진행되며 녹음작업을 마친 뒤 간단한 편집과정을 거쳐 홀트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된다.  

이창신 복지사는 “앞으로 10회 정도 제작일정이 계획돼 있으며 장애인분들이 원하신다면 이후에도 계속 방송할 수 있도록 도와줄 방침”이라며 “내년에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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