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고양시체험농장페스티벌... 10여개 체험농가 참여

▲ '고양시체험농장페스트벌'이 열린 은지교육농장 과수원에서 다양한 농촌체험을 즐기고 있는 초등학생들

한적한 숲으로 둘러싸인 은지교육농장의 과수원 운동장에서 지난 21과 22일까지 ‘제1회 고양시체험농장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식전행사로 흥도초등학교 학생들과 고양시농업기술센터(소장 권지선) 생활개선회 회원들의 흥겨운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다. 최성 시장을 비롯해 초등학교 교장들과 인근의 숲속유치원생들도 초대되어 페스티벌을 함께 했다.

어린 꼬마손님들은 각 부스를 돌며 꿈틀꿈틀 기어가는 장수풍뎅이나 애벌레를 만져보기도 하고, 한지로 잉어저금통을 만들기도 했다. 눈앞에서 커다란 잉어의 굼실대는 모습도 탐스럽고, 수제 소세지를 구워먹는 것도 즐겁다. 굵은 참나무에 달린 표고버섯이 신기하고, 화분에 담긴 새싹채소를 싹둑 잘라 만든 샐러드도 재미있다. 표고버섯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만든 숙성비누의 느낌도 간질거린다. 손수건에 스스로 무늬를 넣어 만든 푸른 쪽 염색 손수건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메밀국수틀에 5~6명이 매달려 뽑아낸 메밀국수 한 그릇도 정겹다. 떡메로 친 떡을 달콤한 배즙청에 찍어 먹어보니 요정도 먹는 것으로는 심에 안찬다. 체험장을 달콤한 딸기 행내로 뒤덮은 딸기쨈, 즉석에서 과일을 넣고 만드는 수제 아이스크림체험에 아이들은 꼴딱 넘어가기도 했다.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곡물씨앗을 구경하며 볏짚으로 만든 구수한 차 한잔을 마셔보고, 밀대로 밀고 바르고 뿌리며 만든 피자가 노릇노릇 뜨끈뜨끈하게 구워지니 구경하는 이들의 군침이 넘어간다. 10여 농가에서 준비한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아이들은 흥분했다.

몇 달을 고민하고, 몇 주를 애써서 준비한 이 행사는 고양시농업기술센터의 물심양면 지원과 각 농가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졌다. 권지선 고양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고양시 체험농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체험 농장에서 직접 해보자는 의견을 따라보았다”며 “이렇게 농장에서 직접 해보니 현장감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의 강덕자 계장은 “고양시는 농촌체험을 하기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14~15년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을 농가가 노력만하면 2~3년이면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수도권의 그린벨트법이 강력하게 체험농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권 소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화장실, 체험장 등의 기본시설 설치가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체험농가들의 의욕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며, “도시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농업형태로서 체험농장이 자리를 잘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여건이라도 갖출 수 있는 법적 규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라고 한다.

이러한 어려운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개최한 체험페스티벌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제까지 체험농가들은 대규모 전시장에서 부스를 빌려 체험을 선보이는 다소 수동적인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체험페스티벌은 각 체험농가에서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준비한 행사였기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큰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고양시농촌체험연구회 이준석 회장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처음으로 우리 손으로 이러한 행사를 치렀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함께 애써주신 농업기술센터 직원 여러분들과 연구회 회원들께 감사하다”며 “제2회, 제3회 때는 지금보다 더 조직적이고광범위한 홍보를 통해 고양시농촌체험연구회의 역량을 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사만 짓는 땅으로 활용하기에는 고양시 땅값은 너무 비싸다. 생산비와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부가가치를 높여 고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고양시농촌체험연구회는 생산과 가공, 관광, 유통을 결합한 ‘6차 산업’ 즉, 농촌체험을 고양시 농업인들이 가야할 방향으로 설정하고 어렵게 한 발을 떼어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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