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에 업무 보고 공무원 진땀

아직 한 번도 시 청사를 찾지 않은 강현석 신임시장을 직접 본 직원은 드물었다. 그래서 섣불리 4년간의 시정을 예측하는 의견도 적었다.
이·취임식을 1주일 앞둔 지난 26일 신임 시장의 요구대로 시장실을 민원실 옆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더구나 벽면을 유리로 처리해 민원인들이 시장실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어서 직원들도 놀라는 눈치였다.
공보실의 한 직원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정이 이루어질 것 같아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획실의 한 직원도 “어째든 시민들과 가까이 다가가려 하는 의도는 높이 살 일”이라고 환영. 반면 교통행정과의 모 직원은 “발상은 좋지만 시정활동을 하다보면 상당히 피곤할 것”이라고 벌써부터 걱정이다.
일선 공무원들이 새로운 시장에게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인사철학. 최초의 타지 출신 시장으로 학연 지연 등 그 동안 관행처럼 이루어진 인사비리에 대한 개선노력에 대해 궁금해 했다. 그 동안 고양시 인사정책 개선을 요구해 왔던 공직협 소속 직원들의 관심은 더 컸다. 공직협의 모 임원은 “전임시장은 잘못된 인사정책 때문인지 지난 선거에서 직원들로부터도 많은 표를 잃었다”며 “공무원의 표가 대부분인 부재자 개표당시 전 시장의 표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부장급 이상 간부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각 부서별로 대화동에서 받고 있는 업무보고 자리에 신임시장 대신 인수위원회가 보고를 받고 있다는 것. 요구하는 자료도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모 간부는 “관료 출신이 아니어선지 행정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공무원들이 중립을 지킨 속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소위 ‘줄타기’를 잘못한 일부 간부들은 좌불안석이다. 선거가 끝난 직후 몇몇 고위 공무원들은 당선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사’를 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현석 신임시장은 “취임 전에 직원들을 만나는 것은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는 이유로 일체 방문을 사양해 왔다.
대부분의 과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신임시장에 대한 논평을 거절한 가운데 모 과장은 “어째든 고양시 행정에 대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개혁이나 인사조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인수위원회(위원장 진종설 도의원)는 이번 주까지 각 실·과별로 업무보고를 마치고 종합적인 보고서를 작성해 신임시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서실장에는 한나라당 덕양을지구당의 원유종씨를 내정하고 6 7급 비서관도 같은 지구당에서 선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