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서 출마하는 두 번째 대통령 후보, 심상정 인터뷰
고양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한 사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고양에서 나고 자라거나, 또 오래 산 것도 아니었다. 대선에 낙마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아태평화재단을 만들며 정계복귀를 시작한 곳이 고양이었다. 김 대통령은 고양에 살며 다시 대선에 도전했고 40년 정치인생 중 가장 빛나는 시기를 맞았다. 고양에 머문 지 불과 1~2년 후에 정치적 길운이 찾아왔고,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이후 고양의 적잖은 정치인들이 대통령을 꿈꿨고, 자타가 공인하는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한명숙, 유시민, 심상정이 그렇다. 야당 혹은 진보진영의 쟁쟁한 정치인들이다. 이 중 진짜 후보가 된 사람은 심상정이다. 고양의 국회의원 심상정이 대통령이 되든안 되든 출마자체가 고양사람들에겐 뉴스요, 화제일 수밖에 없다. 이번 단독 인터뷰는 이 특별한 관심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보도됨을 미리 밝혀둔다.
<편집자>

최근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지역민들에게 직접 말해 달라.
지난 총선에서 ‘큰 일꾼’ 심상정에게 지지를 보내주셨던 뜻은 고양을 위해서도 제 몫을 하고, 나라를 위해서도 역할을 하라는 시민들의 주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정권의 실정으로 우리 서민들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지금 더 이상 이런 고통이 계속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야당에게 정권을 주었을 때 잘 할 수 있는가, 서민들 삶이 변화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심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의심을 불식시킬 수 있어야만 서민과 노동자들 살리는 ‘진보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 대선 과정에서 제가 내놓는 정책과 야권연대 과정에서의 역할이 우리 국민들의 삶, 그리고 우리 고양시민들의 삶을 더 살맛나게 하는 데 기여할 거라고 확신한다.
대통령 후보이기 이전에 고양의 국회의원으로서, “심상정이 그간 뭘했지” 하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몇 가지 성과를 꼽아 달라.
지난 5월 제 공약이었던 백양초등학교 혁신학교 지정을 당선 1달 만에 실천했고, 이재준 도의원, 김혜련 시의원 등과 함께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을 화정에 유치했다. 자연부락 도시가스 공급확대와 벽제천, 대장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위해 2013년 예산확보에 힘쓰고 있으며 원흥보금자리, 삼송지구 등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을 접수해 고양시와 LH공사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 밖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사봉 데이트’라는 이름으로 매주 주말 아침에 국사봉에 올라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왔다.
뉴타운 문제에 대해 물어봐야 할 것 같다. 뉴타운 문제는 고양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한 분야이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경기도에서도 원당 뉴타운은 사업성이 떨어진다. 원당 뉴타운은 주거안정과 재테크 효과를 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 폐해가 분명하다. 그런 만큼 주민들이 뉴타운에 대한 헛된 기대를 가졌던 사업 초기부터 원당뉴타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졌다.

그렇다고 원당 뉴타운 구역을 그대로 두면 슬럼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주거 대책안을 마련해기 위해 총선공약으로 나름대로 안을 만들었고 고양 시장과도 논의 한 바 있다. 뉴타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선 공약을 준비해 제출할 생각이다.
통합진보당과 결별하기까지 많은 고충이 있었을 것 같다. 누구의 잘못 이든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실망이 크다. 결별부터 대선 후보 출마까지 어떻게 정리했는지 듣고 싶다.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 우리나라 진보의 대안세력으로 성장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은 통감한다. 그렇지만 국민과의 소통이 안 되는 통합진보당 체제 그대로 갈 경우 진보세력은 망한다고 판단했기에 이렇게 갈라지게 됐다.
공학적으로 따지면 통합진보당 체제로 가서 대선 후보를 내는 것이 좋았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려면, 당장에 진통을 겪더라도 낡은 질서를 단호히 끊고 새 출발하는 것이 낫다. 진보정당이 잘 성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에 건강을 준다는 것을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환영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다. 국회의원 심상정을 넘어 대통령후보 심상정으로서 한 말씀 한다면.
대선에 출마한지 오늘(11월 2일)로 11일째다. 지역구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면 지역을 도외시한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달리 생각한다. 지역의 대표로서, 혹은 중앙정치의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국정감사 충실하게 해왔고 지역행사도 행사는 거의 참여하면서 지역을 챙겨왔다.
이후에도 대선기간동안 진행될 야권 정책연대 과정에서 제가 발표하고 있는 암 예방 특별법이라든지 서민금융 지원법 같은 진보적 공약들을 많이 반영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고양지역 주민들께서 누구보다 먼저 심상정을 믿고 지지해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