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사랑 봉사대 열 번째 이야기

“태풍에 비닐하우스가 날아갔어요. 전기도 안들어오고. 어떻게 좀 해주세요.”
다급한 목소리. 어디로 걸려온 전화일까? 한전? 시청? 아니다. 예은사랑 봉사대에 걸려온 전화다.
이런 전화가 걸려오면 예은사랑 봉사대원들은 현장에 달려가 ‘맥가이버’처럼 뚝딱 해결해준다.

예은사랑 봉사대, 정체를 밝혀라
예은사랑 봉사대는 2008년 고양동에 위치한 군부대에 근무하는 김정완 대장과 고양동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박민수 파주지부장, 안현수 고양지부장을 중심으로 군인, 주민, 공무원 등이 참여해 만든 민·관·군 합동 봉사대로 출발했다.
“우리 대장이 현역군인이다 보니 종종 군인봉사대로 오해받기도 하는데 민간인들도 많아요. 함께 하는 봉사대죠.”(박민수 파주지부장)
2008년 9월 발대식을 갖고 장애우 자활시설인 ‘해냄공동체’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현역군인이 절반가량 되다보니 시설봉사에서 일반 봉사자들이 하루 종일 걸릴 일들도 두세 시간이면 해치우는 추진력과 능력을 보여줘 감사인사를 ‘두 배로’ 받기도 한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속속 늘어나 현재 460여 명의 회원이 월회비를 내며 활동 중이다. 고양, 파주, 서울,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에 지부가 생겨나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2010년 경기도에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는데 전국적으로 지부가 생겨나 올해는 보건복지부에 비영리단체 등록신청을 해놓은 상태이고, 올해 안에 사단법인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쉼터와 함께 고·마·워
예은사랑 봉사대는 고양시 자원봉사자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중점사업인 ‘고·마·워’를 통해 ‘열린청소년쉼터’에서 공예교육을 받은 대학생들이 봉사자로 참여하는 공예교육프로그램으로 지원하게 됐다. 열린청소년쉼터는 위기의 청소년들이 머물면서 상담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다. 미술심리, 미술치료를 통해 마음을 치료하고, 칠보공예 네일아트 등 직업교육을 통해 자립기반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쉼터에서 배워 갈고닦은 수준급의 솜씨로 일반청소년들에게 공예를 체험할 수 있도록 나눔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김옥조 팀장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교육장에 나가 청소년들의 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알뜰살뜰 살펴준다.
쉼터의 청소년들이 만든 공예품은 인터넷 쇼핑몰 ‘꾸미준’을 통해 판매되고, 판매 수익금은 청소년 자립기금으로 활용된다. 쉼터에서 배운 것으로 봉사활동도 한다. 작년에는 고양동마을축제인 ‘높빛마을축제’에 칠보공예 체험부스를 운영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는 강원도지부의 초청으로 군부대 행사에 참여해 밸리댄스 공연을 선사하기도 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페이스페인팅 행사도 했다. 시골이라 페이스페인팅은 처음 접해본다는 주민들도 있었고, 특히 밸리댄스공연에서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회의 보살핌을 받아 자립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했기에 스스로 얻는 보람도 컸다.
 
다양한 봉사활동 펼쳐
봉사하고 싶은 사람과 봉사가 필요한 곳을 연결하는 것도 예은사랑 봉사대가 하는 중요한 일이다.
김옥조 팀장은 “우리가 하는 활동은 모두 인터넷 카페에 올려 공유합니다. 인터넷에서 보고 책이나 의류를 후원하고 싶다고 전화하시거나 봉사하고 싶은데 마땅한 봉사처가 있겠느냐고 문의하는 전화도 꽤 옵니다” 고 말했다.
몇 달 전 목동에 있는 유명 미용실에서 군인들에게 미용봉사를 하고 싶다고 전화가 왔다. 고양동 인근에는 군부대가 많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예은사랑 봉사대의 주선으로 10여 명의 미용사들이 매월 한 번씩 군부대에 찾아와 70~80명의 장병들에게 이발을 해준다. 일류 미용사가 머리를 깎아주니 군장병들은 너무나 좋아한다.

“한번은 지부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해도 되느냐고 전화가 왔어요. 봉사하겠다는데 안될 이유가 없지요.”(박민수 파주지부장)
통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봉사단이 결성되었고 이·미용봉사를 한 사진이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다. 이렇게 해서 광주광역시에 전남지부가 탄생했다.
고양지부에서는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한다. 고양지부와 여성분과 10명의 회원이 월 2회 고양동 사무실에서 직접 만든 밑반찬을 진공포장해 행신, 탄현 등 고양시 전역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8명에게 배달한다. 방문한 김에 말벗도 되어주고 집 청소도 한다. 방학에는 학생들도 참여해서 감자껍질을 벗기거나 파를 다듬는 등 함께 조리하고 방문한다.
독거노인을 후원하고 생계가 어려운 군장병에게 가족생계비를 지원하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예원사랑봉사대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누구라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이들의 활동에 동참하고 싶은 봉사자, 후원자들에게도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마음을 나누고, 봉사를 실천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린다. 문의 964-7171(예은사랑 봉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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