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복지의 중심, 지역복지관 탐방 흰돌종합사회복지관

▲ ”우리 할머니 최고!, 우리 손자, 손녀 최고!” 조손가정의 가족기능 회복을 위한 힐링프로그램 『또 하나의 가족 희망 Project 』 가족화합의 나들이를 진행하고 있다.

▲ 복지관 주요 사업
일산동구 흰돌마을 4단지에 위치한 흰돌종합사회복지관(이하 흰돌복지관)은 1995년 12월 운영법인 고양YMCA가 고양시로부터 위탁받아 17년째 운영 중인 시설이다. 복지관이 위치한 흰돌마을 4단지는 115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영구임대아파트로서 이중 약 700세대가 법정수급권자이며 나머지 세대들도 대부분 저소득층으로 이뤄진 지역. 백석동 수급권자의 약 90%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에서 흰돌복지관은 지역적 특성에 맞게 ‘맞춤형사례관리’복지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어르신무료급식부터 시작해 장애우 밑반찬배달, 조손프로그램, 어르신 무료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역사회보호사업이 진행중이다.
개관 초기부터 흰돌복지관은 인근지역의 자발적인 주민공동체 조직화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수급자들이 대부분인 인근 주민들이 단순한 복지의 수혜자를 넘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로 나서기를 희망했던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활동은 바로 2007년부터 시작된 ‘더불어 잘사는 흰돌마을 만들기 한마음이웃공동체사업’. 지역발전위원회, 지역합창단인 ‘행복찾기’ 은빛·금빛 리더쉽학당, 주·전·부·리(주민들 전부다 모여서 만드는 4단지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흰돌복지관 심재경 관장은 “주로 복지서비스를 제공받기만 하다 보니 많은 주민분들이 동네에 대한 애향심이 떨어지고 수동적인 성향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주민대표자를 발굴하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등 지역사회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행한 지 5년째. 받는 데만 익숙해있던 주민들이 이제는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심 관장은 “주민들이 이제는 다른 지역의 어려운 아동들을 돕고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스스로 나서는 등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복지관의 큰 성과로 꼽았다.
20여명의 상근인력이 근무하는 흰돌복지관은 복지관 외에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도 함께 운영 중이다. 2009년부터는 복지사각지대인 덕은동에 거점센터를 개소해 화전지역의 복지서비스까지 책임지고 있다. 거점센터에 근무하는 인력은 경기도사업인 ‘무한돌봄사업’ 관리사를 포함해 총 4명. 화전지역 전체를 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지만 복지서비스가 부족한 이곳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사업과 전문사례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흰돌복지관이 운영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업은 바로 일산이마트 맞은편에 운영되고 있는 고양시한아름푸드마켓.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저소득층에게 기부식품을 제공하는 푸드마켓사업은 기부식품을 수급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푸드뱅크사업과 달리 대상자들이 원하는 물품들을 직접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심재경 관장은 “복지관 외부에 푸드마켓을 따로 운영하는 곳은 고양시에서 흰돌복지관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흰돌복지관은 지난 2010년 증개축을 통해 580평의 규모에서 1050평의 규모로 공간이 대폭 확대됐다. 증개축과 함께 헬스장, 건강관리실, 마사지실, 당구장, 탁구실 등이 들어서면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일반 이용객들도 복지관을 많이 찾는다고. 심재경 관장은 “그전까지는 이용객의 75%정도가 수급자 분들이었는데 증축 이후에는 일반이용객들이 약 10%정도 증가했다”며 “사회적인 변화흐름이 보편적 복지로 이동하는 만큼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일반이용객들도 많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는 사회변화와 함께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흰돌복지관의 주요 철학이다.


흰돌복지관은 97년 IMF당시 창업취업전문센터를 운영하고 2000년 초반에는 아나바다운동과 청소년 국제프로그램을 선도했으며 최근 유행하고 있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 다문화가정지원사업을 이미 2006년부터 5년간 진행했다. 사회변화의 흐름과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맞춰 프로그램을 펼쳐온 것. 자발성·주체성을 강조하는 복지철학에 맞게 흰돌복지관은 사업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사회문제에 뒤따라가기 보다는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앞장서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하는 가족문제에 발맞춰 조손가정, 독거노인, 나홀로가구를 위한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몇년전부터 정신건강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보고 2011년부터 자살·우울증 예방을 위한 정신건강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재가어르신들의 임종준비사업인 ‘새로운 시작 그리고 다짐’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내 노인들의 임종불안에 따른 문제를 예방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경기복지재단 사회복지 우수 프로그램으로도 선정됐다.
“변화를 함께하며 지역사회의 희망을 만들어갑니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가정,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문제 등 다양한 지역사회문제를 예방,치료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흰돌복지관. 심재경 관장은 “노동문제와 복지를 연결하는 지역주민들의 자활공동체 조직을 올해 복지관의 주요사업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심재경 관장

▲ 흰돌복지관 심재경관장
복지관, 지역주민 함께 성장
흰돌복지관 개관원년멤버로서 17년 복지관역사를 함께 해온 심재경 관장. 개관 당시 과장이었던 심 관장은 부장직을 거쳐 지난 2010년 복지관장으로 취임했다.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 결국 최고의 사회복지”라고 이야기하는 심 관장은 앞으로도 복지관과 지역주민들이 동거동락 하며 함께 성장하기를 희망했다.

흰돌종합복지관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면?
이곳에서 오래 일한 직원들이 대다수라 지역사회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거시적인 사회변화를 항상 예의주시하고 그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현장의 프로그램을 연구 중이며 정체되지 않고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이 잘 따라줬기 때문에 관장으로서 고마움을 느낀다.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흰돌마을은 예전에 고소고발, 각종 민원으로 악명이 높았다. 주민들의 불만이 굉장히 많았지만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지역사회에 차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왜 안주세요?”라며 받기만을 바라던 주민들이 이제는 “도와드릴 일 없어요?”라며 지역사회 일들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들을 보여서 뿌듯하다.

흰돌종합복지관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뻤던 적은
방과 후 학교에서 키운 아이들이 나중에 대학생이 돼서 자원봉사자로 왔을 때 정말 뿌듯했다. 어린시절 합창단에 함께했던 친구가 나중에 실습생으로 온 적도  있었다. 이렇게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기쁘고 감동적이다. 사회복지는 이처럼 한사람의 생애주기와 함께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에게 한 마디
복지관이 어려울 때 함께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지역주민들이 있어 지금까지 발전하며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을 항상 사랑하고 있으며 작지만 의미 있는 삶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오랫동안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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