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조1585억, 매년 1억 기부 ‘막강 농협’

일산농협의 경영 수익은 단연 최고다. 자산의 규모나 수익 면에서 국내 최고의 실적을 자랑한다. 지난해 일산농협의 당기 순이익은 87억원. 총자산은 1조1585억원이다. 전국 1000여개 농협조합 중 10위권에 들어가는 초대형 농협이고 자산규모는 경기도 1위다. 일산농협은 철저한 기업경영방식으로 운영된다. 매년 하반기 다음해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매 시기 목표대비 성과를 분석해 미달될 경우 전 직원이 비상업무에 들어간다. 숱한 고비들을 넘기고 탄탄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성장한다는 철저한 경영원칙 때문이다. 무엇이 이렇게 일산농협을 성장시켰을까. 다른 확실한 한 가지는 농협 임직원 전체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혁신하고, 상호 성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농협 최초 문화센터
일산농협은 국내 농협 최초로 농협 문화센터를 열었다.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고 시중 은행들이 물밀듯 진입할 때, 새로운 도시가 요구하는 문화마케팅을 선점한 것이다. 일산농협 마두지점 문화센터는 농협 승진시험에도 나오는 명소가 됐다. 농협 문화센터 1호라는 상징성과 농협의 새로운 시장전략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부녀부장을 맡아 문화센터 일을 진행했던 박현숙 상무와 조홍구 조합장(당시 상무)은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문화센터를 강행했다. 비싼 시설비를 투자해 문화센터까지 운영해야 하느냐는 비판에 맞서 도시지역 농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전략을 준비해야 하며 문화마케팅은 필수라고 설득했다. 문화센터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고, 농협이 도시지역의 젊은 층 고객을 흡수하는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조합원 직거래 로컬푸드 매장 준비
일산농협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상설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농업인들은 농산물을 제값 받고 공급하고 지역 소비자들은 싱싱한 로컬푸드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직거래 매장이다. 백석동 일산농협 영농지원센터와 몇몇 지점에 오픈하게 될 직거래매장은 도농복합형 도시인 고양시의 모범적인 유통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판매는 조합원들이 직접 하게 된다. 농협은 장소를 제공하고, 친환경 인증과 농약잔류 검사 등 농업인 개개인이 처리하기 복잡한 일 위주로 지원할 생각이다. 조합원이 직접 운용하는 매장의 형태를 만들어 생산부터 유통 마케팅까지,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공부하는 농협 인재 육성
일산농협에서 공부하지 않는 임직원은 미래가 불투명하다. 박사가 2명, 석사가 13명, 학사가 71명이다. 자격증을 위한 선의의 경쟁도 치열하다. 증권투자상담사 등 금융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딴 임직원이 현재 75명에 이른다. 2020년 목표는 전체 임직원이 최소 2개 이상의 자격증을 따는 것이다. 일과 공부를 끊임없이 병행하길 요구하는 특별한 경영시스템을 농협 전체를 탄탄하게 만든다.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다보니, 술 먹는 시간이 줄고, 노는 시간도 줄었다. 농협에서는 공부하겠다는 직원이 생기면 언제든 학비를 지원해준다. 박사학위는 학비를 전액 지원한다. 올해 박사학위를 받는 김진의 상임이사는 이미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나란히 박사가 된 박현숙 상무 역시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학술발표회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일산농협의 울타리를 넘어선 인재들이 육성되고 있는 것이다.
매년 1억원대 기부, 봉사도 생활화
일산농협은 지식경영과 더불어 나눔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일산농협이 매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금액은 1억원 대에 이른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5000만원 상당의 쌀을 전달하고 지역 복지관에 스타렉스 차량을 기증해 왔다. 일산농협은 수익이 늘어날수록 기부금액도 늘어난다. 시중 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다. 기부 이외에 자원봉사에도 열성적이다. ‘고향을 생각하는주부모임’과 ‘실버봉사단’ ‘여성대학봉사단’ ‘임직원봉사단’ ‘수정봉사단’ ‘여성산악위원봉사단’ 등 각 조직은 대부분 자율적인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거노인 목욕보조와 급식보조, 도시락배달, 일손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조합원들과 임직원들은 급여의 일부를 모아 기부하는 자율적인 기부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일산지역의 복지시설과 차상위계층은 일산농협이라는 지역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늘 고마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