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원봉사연합회 심한 갈등. 지원 끊기면… 어르신들 걱정

2008년 10월 설립 이후 고양동을 중심으로 지역복지사업에 앞장서왔던 비영리법인단체 시민자원봉사연합회(이하 시자연)<시자연에 대한 소개는 본지 1103호 “벌기만 하면 뭐하나 나눠야 보배지”기사 참조>. 어려운 형편에 있는 인근 어르신들에게 무료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이곳에서 최근 단체운영권을 둘러싼 내홍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자연 상근임원들은 지난달 28일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상임회장 송기섭 목사와 감사직 2명에 대한 해임 건을 상정했다. 김상철 새마을금고 이사장, 신득철 자문위원 등 29명의 회원들이 총회장소에 참석했으며 72명은 서면으로 참석에 동의한 가운데 진행됐다. 송 목사에 대한 해임사유는 크게 두 가지. 시자연 장부 및 운영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장부공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는 게 핵심적인 이유였다.
해임 건을 제안한 최성희 부회장은 시자연 통장사본을 제시하며 “송기섭 회장이 시자연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송 회장이 회비장부를 독단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임원들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다”며 “공동회장들이 장부공개를 요구했지만 시 당국의 실사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는 등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해임이유를 설명했다. 송 목사의 독단적인 운영을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상임회장자리를 박탈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하지만 해임 당한 송기섭 목사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시자연 통장사본에서 본인의 통장으로 입금된 내역에 대해 송 목사는 “돈이 제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 돈으로 선결제한 금액을 나중에 돌려받은 것”이라며 “시작할 때부터 2500만원 빚을 내 사무실을 마련하고 지금도 혼자 50만원씩 회비를 내고 있는데 공금횡령은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장부공개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정당한 절차를 통해 정기총회를 연 뒤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임시총회 결과 성보사 도원스님이 새로운 상임회장으로 추대 됐다. 하지만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도원스님은 상임회장을 아직 수락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송 목사는 임시총회에 대해 “절차를 어긴 불법총회”라고 주장하며 14일 정기총회를 강행하고 있어 시자연 운영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비사회적기업 육성기업 운영을 둘러싼 내부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작년 9월 시자연이 운영하는 ‘We Humans’가 고양시 예비사회적기업 육성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임원진과 송 목사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순수봉사단체에 이권이 개입되다보니 결국 이번사태까지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법적공방까지 가서 시 지원도 끊겨버리면 결국 피해는 아침부터 줄서서 식사를 기다리시는 어르신들이 입는 것 아니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