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일자리사업단 운영, 어르신 475명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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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OO 등 4명의 어르신은 이달 1일부터 일산 CGV영화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고양시니어클럽이 진행하고 있는 ‘시니어인턴쉽제도‘를 통해 일자리를 얻게 된 것. 3개월 단기근로계약으로 시작했지만 근무 평가결과에 따라 3개월 후에는 정규직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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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훌륭하게 사업이 진행된다니 너무 뿌듯합니다. 앞으로 품질향상, 온·오프라인 유통 활성화, 브랜딩 등 다양한 컨설팅 지원을 통해 해외까지 수출하는 성공모델로 함께 만들어 보시죠.” 지난 달 29일 고양시니어클럽을 방문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박용주 원장은 천연수제비누를 생산·판매하는 ‘자연담향사업’ 현장을 찾아 ‘노인일자리 사업에 희망의 빛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양시니어클럽이 벌이는 사업과 활동이 주목 받고 있다. 고양시니어클럽은 지난 2007년 12월 경기도로부터 고양시 민간 노인일자리 창출 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주요 역할은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여 제공하는 것. 사업 개시 3년 후부터 고양시니어클럽은 대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0년 노인일자리 우수생산품 분야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2011년 경기도 노인일자리수행기관 경영평가 최우수기관 경기도지사 표창 수상, 2012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주최 노인일자리사업 소양교육 우수자료 공모전 대상 수상 등 매년 크고 작은 수상이 이어졌다.
“2006년 무렵에 지역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활동은 자원봉사정도였어요. 당시에 허경남 국장님과 노인복지 문제에 대해 한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을 벌였죠. 긴 논의 끝에 어르신들에게 능동적이고 자립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 적극적인 노인복지를 실현해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조영곤 과장은 고양시니어클럽이 야심차게 출범하던 당시를 차분히 설명했다. 고양시니어클럽은 2008년 ‘행복나눔가게’와 ‘뻥만세사업’을 시작으로 출발해서 현재 자립형 사업 3개, 시장형 사업 6개, 사회공헌형 사업 5개 등 총 14개의 일자리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11명의 임직원들이 노인 신규 일자리 창출, 인력관리, 회계, 영업, 마케팅, 홍보 등의 모든 업무를 직접 진행하다 보니 1인 3~4역의 역할을 해내는 건 당연한 일. 때문에 공익근무 요원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활동도 이들에겐 큰 힘이다.
고양시는 노인일자리사업 공동브랜드 ‘이음플러스’를 출범시키고, 올 한 해 동안 노인일자리 창출에 총 42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2,400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양시니어클럽이 약 20%인 475명의 일자리 창출을 책임진다.
“많은 노인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최악의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는 일이 늘어가고 있어요. 어르신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고양시니어클럽을 이끌고 있는 박동빈 관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신규 일자리 갯수와 같은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면 자칫 ‘숫자놀음’에 빠질 수 있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큰 나무라고 가정했을 때 노인들은 그 나무의 밑둥을 든든히 받치고 있는 뿌리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우리 사회는 활력이 넘치고 안정됩니다. 일자리 창출 그 이상의 사회적·정서적 가치가 바로 거기에서 창출되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