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재의요구에도 조례 관철시킨 김유임 의원

김유임 도의원(민주통합당, 식사·중산·정발산·풍산·고봉)이 조례를 대표발의할 때마다 경기도는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도지사로부터 재의요구를 가장 많이 받은 도의원이다. 무려 3차례다. 그만큼 무겁고 쟁점화되기 쉬운 사안을 용감하게 제기했다는 방증이다. 한편으로는 해묵은 모순을 가지고 있지만 손대기 꺼려하는 사안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무상급식 조례나 도 산하기관 인사시스템 재정비에 관한 조례다. 김 의원은 경제, 여성, 복지, 교육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도의정 활동에서 가장 보람있게 여기는 성과는. 
학교용지분담금 문제는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 10년 동안 묵은 갈등이었다. 제가 실무협의회를 기획하고 위원장을 맡으면서 1년 동안 갈등 조정기간을 가졌다. 결국 학교용지분담금 1조9277원원을 10년에 걸쳐 경기도가 경기도교육청에 지급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학교용지분담금 확보를 위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의정활동에서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하는 사안이다. 다만 최근 경기도의 세수가 줄어들면서 분담금 지급 액수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상반기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으로 있을 때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나.
경기도 무상학교급식 지원조례를 대표발의 했는데 도지사가 거부하며 재의요구 했다. 해당상임위인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주도적으로 반대파와 협상을 이끌어내 타결점을 찾고 예산 확보를 해내며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이뤄낸 것이다. 무상급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2010년 말 당시, 경기도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되어 도의회 내 한나라당 의원들도 당론으로 무상급식을 반대하던 상황이었다.

지금은 학교급식에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며, 지역의 농업과 학교급식이 시장 속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나트륨을 줄이고 떡, 한과 등 우리음식을 학생들이 먹을 수 있도록 식단을 제한해 급식의 질을 높이는 단계까지 학교급식이 한 단계 나아갔다.

- 지역활동으로 마을기업·사회적기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던데.
도의원으로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사실 경제분야다. 도의원이 되면서부터 ‘고양시 마을기업·사회적기업 추진단’을 만들어서 관련 아카데미를 2년동안 운영해왔다. 지역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통한 세수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가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추진단’을 통해 실제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육성기업 1개 마을기업 4개 예비 사회적 기업 1개 등 기업이 6개가 만들어졌다. 말하자면, 지역순환형 경제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목표는 시장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계속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는 무예산으로 제가 실무를 직접 해왔던 일이라 보람이 있고 기대도 가지고 있다.

사회적경제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기업이 기업활동을 통해 만들어 놓은 시장에 다른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 일종의 ‘마케팅 품앗이’ 모임도 ‘추진단’ 안에 꾸렸다. 아이템은 다르지만 ‘추진단’ 안에 있는 한 마을기업이 다른 마을기업의 시장 참여를 도와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꽃을 파는 마을기업이 확보한 소비자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또 다른 마을기업인 한과 판매 업체의 한과를 사가는 것이다. 한과 판매 업체는 확보된 소비자로 하여금 꽃 판매 업체의 꽃을 사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노동을 공유하는 옛날의 두레를 변형해서 ‘마케팅 품앗이’는 시장을 공유하는 것이다.

- 지역에 기여한 다른 활동은 무엇인가.
경의선 역사에 청소년 전용공간인 북 카페 설치도 지역활동 내용이다. 대학교 때 백마역의 ‘화사랑’이 추억의 장소였는데, 지역의 학부모와 청소년 단체가 경의선 역사에 청소년 전용공간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해와서 착안하게 됐다. 청소년 전용공간으로 노래방, 북 카페, 체육시설, 소규모 콘서트장이 거론됐는데 전문가와 토론회를 거쳐 북카페와 소규모 콘서트장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의선 역사는 고양시나 경기도가 아니라 코레일이 관리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북카페 설치가 쉽지는 않았다. 우회적으로 국회를 통해 코레일을 설득해 북 카페를 설치하게 됐다. 백마역에 이어 능곡역에도 북 카페를 설치를 위한 설계가 진행중이다. 앞으로 역사에 북 카페가 많이 생겨 청소년 대안 문화가 생겼으면 한다. 역사에 북 카페를 설치하는 것은 이제 전국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이 외에도 지난해 28억을 확보해 고봉동에 소방서를 짓기 위한 착공이 3월에 있다. 현재는 소방서에 근무할 인원 보강을 두고 협상 중에 있다.

- 도 산하기관 인사 검증시스템을 바꾸면서 도와 많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의정활동에 대한 전국적 모델 사례로 경기도 산하기관 인사 검증시스템 재정비가 있다. 도지사가 마음대로 임명하던 산하기관장을 인사추천위원회 설치를 통해 선정하는 내용의 조례를 대표발의 했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산하기관장을 공개적으로 공모하고 검증절차를 거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의 인사청문회처럼 도덕적 검증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정책적 검증 위주로 청문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도지사는 인사 임명권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거부하며 재의 요구를 한 것이다. 결국 도지사 임명권 침해냐를 놓고 도의회와 경기도 사이에 법률전이 벌어졌다. 현재는 대부분 경기도의 산하기관장 임명과 관련된 정관이 인사추천위를 거쳐 임명하도록 바뀌어졌다. 이것은 전국 최초의 사례로 다른 지역에도 많이 전파되어야 한다.

- 보건복지공보위원으로 준비하고 있는 조례나 계획된 의정활동이 있나. 
경기도에 식당이 약 12만개가 있다. 식당에는 대부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근로조건이 열악하고 제대로 된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식당은 지역경제에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주민들이 운영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고용되고 지역주민이 소비자이기도 하다. 경영자, 고용자, 소비자가 순환적 경제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테면 ‘참 좋은 식당’을 만들어내려 한다. 

그래서 식당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전반적인 근로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 상위법에 위임되는 부분도 있고 대치되는 부분도 있어 이 조례안을 어떻게 만들까 구상 중에 있다. 지역 공동체의 테두리 안에서 식당이 경영자, 고용자, 소비자가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는 순환형 경제구조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조례의 취지다. 이 조례는 단 하나의 조례이기 전에 산업, 비정규직, 보건, 위생, 친환경 먹거리를 포괄하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4~5월 중 재정조례로 건의할 생각이다.

- 복지와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은 
복지행정 서비스는 이제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는 복지행정 서비스가 보통 여러 부서로 나눠져 있으면서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복지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행정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납세자들이 혜택을 많이 받고 싶어하는 의료분야에서 경기도가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12개의 질병을 각각 관리하던 것을 1개로 통합해서 관리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긴 시간을 두고 이렇게 복지행정 서비스가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 것을 추진해보려 한다.

보편적 복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문제도 다룰 계획이다. 공무를 담당하는 복지사의 처우가 좋아야 복지 서비스가 좋아지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직률이 높아 처음 복지 서비스 일을 맡는 경우가 허다하다. 복지사에게 준공무원의 위치를 만들어주고 인건비도 늘이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가장 대안이 절실한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해 작업장과 가족생활공간이 합쳐진 그룹홈 단지도 생각하고 있다. 

- 여성 이슈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데.
저의 정치활동의 출발점이 여성 이슈였다. 오랫동안 고양여성민우회 지역자치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과거에서 여성 정책 관련 예산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는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사회문화적으로 정착시키는데 관심 가지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이나 주한미군이 저지르는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발의 했다.

-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적극적이게 하는 자신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나.  
저의 지방자치 철학은 ‘꿈 꾸는 대로 도시가 만들어진다’이다. 역사에 카페를 설치한다든가 복잡한 사회적 구조 속에 모순이 드러난 식당노동자 문제 해결도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모든 것은 상상으로부터 시작된다. 내게 있어 정치란 상상이 어떻게 이 세상에 실현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오랜 기간을 두고 상상을 실현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정치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치적 대리인으로서 저를 선택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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