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실버 행신동 ‘이야기가 있는 가게’ 지복순 씨
재활용품 매장 판매 관리
환한 미소에 매출이 쑥쑥

행신동 ‘이야기가 있는 가게’는 고양 새마을회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장이다. 총 4분의 어르신이 교대로 근무를 한다. 이 어르신들은 기증받은 생활용품들과 시니어 클럽 작업장에서 생산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30일 찾아간 가게에는 올해로 3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지복순(64세)어르신이 환한 미소로 편안하게 맞아준다. 이곳에서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린다는 어르신의 비결을 알 것도 같다.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시각 보다 두 시간이나 먼저 출근했다는 어르신은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판매 수익금으로 임대료를 내고 직원들 월급도 가져가야 하는데 매출이 점점 줄어 걱정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6명이 일했는데 두 명을 내보냈다”며 “몇 천 원짜리 물건들을 팔아 매상을 올리려면 진 땀 난다”며 웃으셨다. “처음 근무하던 때와 비교해 기증받는 물품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각 가정에서 재활용할 물건이 쌓여 있으니 수거해 가달라는 문의가 많았다. 요즘은 ‘헌 옷도 삽니다’는 스티커가 붙은 자전거까지 등장한걸 보면 경제가 많이 안 좋은 거 같다”고 말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저렴한 물건을 찾아오는 경우도 물건이 적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후 2시가 넘도록 다녀간 손님이 한명 뿐이었다며 어쩌다 들어선 손님 뒤를 쫓아 이런 저런 설명을 하며 물건을 권하는 어르신의 모습에서도 불황은 읽혔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을 받으며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하는 이 일이 지복순 어르신에게는 고맙기만 하다. “이 나이에 어디서 날 써 주냐. 자식에게 손 벌리는 것 보다 돈 버는 게 맘 편하다.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있는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지복순 어르신에게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는 “예쁘다”와 “멋있다”는 칭찬이다. 어르신의 칭찬으로 붕 뜬 기분에 가게를 나와 보니 손에 들려 있는 옷이 3벌이나 된다. 어느 결에 1만7000원으로 봄단장을 준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