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김경민 회장
10년 봉사 헌신

5000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순수봉사 단체가 있다. 그저 봉사가 좋아서 모였다고 한다. 봉사로 꾸미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약칭 아.다.세)이 태어났다. 10년 넘게 단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봉사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경민(47세) 회장이다.
“10년 전 부부동반 모임으로 파주보육원 자원봉사를 했다. 그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김 회장에게는 유독 어려운 이들에게 마음이 쏠리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인생 경험 때문이다.
김 회장은 태어난 지 100일이 채 안 돼 곧바로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한다. 가난으로 상심이 많던 아버지가 과음으로 병을 얻은 탓이라 짐작만 한다. 그렇게 기억조차 없는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가시고 시골에서 농사짓는 어머니와 어렵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가난이 싫어 성공이라는 꿈을 쫓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20대 초반, 김 회장은 갑작스레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던 어머니의 부음을 듣는다. 그 후 김 회장은 어머니를 돌보지 않은 자신을 책망하며 죄스런 마음으로 살았다고 한다.
결혼 후 부모가 되고 보니 두 분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사무쳤다.
파주보육원 봉사를 시작으로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김회장이 초기 독거노인 봉사에 마음이 쏠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처음엔 혼자서 봉사를 해보려고 했으나 여의치가 않았다. 방법을 찾던 중 김 회장은 사람을 모아 봉사를 해보자는 데에 생각이 미쳐 지금의 단체를 만들게 됐다.
IMF로 가세가 기울어 처가살이를 하는 상황에 밤낮으로 봉사만 생각하는 남편이 아내는 고울 리가 없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을 해야 하는 아내 입장에서는 볼멘 소리가 당연했다. 다투기도 하고 설득과 이해를 시켜가며 지내는 동안 아내는 이제 누구보다도 든든한 김 회장의 후원자가 됐다.
김 회장은 “지금도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봉사가 좋다. 처음엔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봉사를 하면서 서로가 정을 나누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로 기쁘다”며 “봉사는 혼자하려고 하면 막막하지만 여럿이 힘을 합하면 쉽다”고 말한다.
처음 인터넷 카페를 열어 단체를 만들 땐 마음만 앞서 봉사대상 선정이 무분별해지는 등의 시행착오도 겪었다.
지금은 정부나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사람들로 대상을 정하고 있다. 무한돌봄센터나 여러 자원봉사단체의 자문을 받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위기에 처한 가정이나 차상위계층 등 일종의 틈새봉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단체 활동에 피해를 줄까봐 자신이 하는 일은 절대 밝히지 않는다고 한다.
단체 사무실은 파주에 있지만 이들의 활동에 지역은 따로 없다. 파주와 인근 고양은 물론 서울과 부천 등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고양시에도 아.다.세의 열정은 흘러들어 사리현동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시설 ‘벧엘의 집’과 설문동에 있는 노인시설 ‘참 좋은집’에 8년이 넘게 봉사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8년 전 노인들을 목욕시켜줄 일손이 필요하다는 ‘참좋은집’의 요청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한 달에 한번 정기봉사 외에 뜻이 맞는 회원들끼리 수시로 이루어지는 번개봉사로 청소와 세탁, 목욕시키기, 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내가 그동안 여유롭게 살았다면 지금의 아.다.세는 없었을 것이다”고 잘라 말하며 “파주와 고양지역에 봉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봉사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지역 봉사자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 주변부터 지금 시작하면 된다. 봉사가 망설여지는 분이 계시면 우리 단체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문의 010-7146-4344.
다음카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최수미 시민기자
goya00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