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체육 생활체육회 소속의 8개 단체가 사실상의 사고단체인 중재단체로 지정된 가운데 4일 고양시축구협회에 대해서도 체육회가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체육회 측은 축구협회가 제대로 된 총회 서류도 제출하지 못하는 등 현 임원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축구협회의 현 임원진은 “근거없는 트집잡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체육회 운영위 ‘중재단체’결정 이견
고양시체육회는 4일 오전 7시 30분 운영위원회 회의를 소집하고 축구협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 결과에 대해 유재복 사무국장은 “운영위 심의 결과 축구협회가 체육회가 요구하는 제대로 된 서류를 제출하지도 못하고, 일산 덕양지부와의 대립관계도 해소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어 체육회 운영위원회에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며 “현 임원진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으로 운영위가 주관해 총회를 다시 열고, 회장을 다시 선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현 축구협회 안운섭 회장은 “축구협회 전직 회장님들과 임원진들이 모여 긴급 회의를 가졌다. 체육회의 중재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라며 “당장 대회 개최와 지원금 지급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겠지만 체육회의 부당한 결정에는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혀 양측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또한 체육회 운영위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유재복 국장과 운영위원들 사이의 입장이 달라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운영위원 A씨는 “운영위 회의에서 유재복 사무국장에게 중재단체의 개념을 물었더니 사고단체와 같은 의미라고 해서 사전 조정을 하기로 했다”며 “축구협회를 중재단체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축구협회가 체육회가 요구하는 서류를 미비하게 제출하고, 내부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지만 조기축구회 등 동호회 성향의 축구협회나 생활체육단체들에 대해 체육회가 칼을 휘두르는 것같은 모양새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재복 국장 “강화된 규정 따를 뿐”
고양시 축구협회가 내부 문제가 심각해 제대로 된 총회도 열지 못했다는 현 체육회 측과, 체육회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현 임원진을 몰아내려 한다는 축구협회의 공방도 팽팽하다. 체육회 유재복 사무국장은 “2013년도 대한체육회에서 경기도체육회를 통해 산하단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공문이 내려왔다. 이에 1월 49개 산하 단체에 총회 서류를 제대로 갖춰 제출해달라는 협조를 공문을 보냈다”며 “축구협회는 대의원 추천서 등 제출 서류가 전혀 절차에 맞지 않아 4차례나 행정지도를 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작년에 개최됐다는 총회에 대의원으로 축구협회와 전혀 상관없는 상가 관리인, 병원 관계자, 기자 등이 포함돼 있고, 덕양 일산 양대지부에서 추천을 받게 돼있으나 추천서도 첨부돼있지 않았다”며 “축구협회가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체육협회가 어쩔 수 없이 중재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다른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운섭 회장 “작년 12월 인준해놓고”
작년 12월 총회를 거쳐 전임 송삼화 회장에 이어 취임한 안운섭 회장은 “체육회가 축구협회장 인준서류를 4회 반려하고, 총회 재개최를 요구했다고 했으나 1차 반려 이후 공문을 받지 못했다. 작년 12월 총회는 축구협회 정관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며 “인준 서류에 문제가 있으면 반려하여 수정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작년 12월 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고양시 축구협회 회장 자격으로 경기도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참여하기도 했다. 체육회와 가맹단체는 경쟁상대가 아닌 지원과 협조 관계여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갈등이 심화된 이유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고양시만 전문 체육회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체육회가 통합돼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양시체육회 측은 대한체육회, 경기도체육회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생활체육단체들은 동아리 수준의 가맹단체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지원을 강화해야한다”는 생각이다.
한편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고려에 따른 갈등’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축구협회 안팎에서는 “체육회의 이번 반응은 과하다. 과잉 충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의도가 없다면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고양시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축구협회 이외에 “회장 선출 과정에서 심각한 민원이 발생한 파크골프와 당구 등산 풋살 스키 승마 택견 등 8개 가맹단체를 중재단체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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