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산 대내리 마을 주민들, 두레마당 협동조합 부푼 꿈

“뉴질랜드의 마더센터라고 있죠. 아파트나 신도시에서 사람들이 고립적으로 아이를 키우잖아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고,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고양시에서도 마을공동체 협동조합이 조합등록을 앞두고 있다. 일산구와 덕양구 사이 나지막한 영주산 자락 아래에 대장동, 내곡동 주민들이 모여 ‘영주산 대내리 마을 두레마당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3월 31일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4월 27일 여는 행사를 갖는다. 50만원 출자금을 내는 조합원 50여 가구가 모여 마을의 공동 공간 북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영주산다락방 협동조합은 5일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 13일 주말식당을 오픈했다. 18일에는 동네반찬가게, 26일은 보드게임 파티, 27일 오후 3시 여는 잔치까지 빼곡한 일정이 준비돼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5일에는 일일주점 준비로 모두가 분주했다. 일손을 돕던 백현남, 오지연, 김진희 조합원이 협동조합과 공간을 설명해주었다. 페인트칠과 인테리어, 공간꾸미기도 모두 조합원들이 손을 모아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공동육아, 대안학교 모임, 대곡초 학부모 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 단체들이 많이 모여 있죠. 작년에는 고양시 마을공동체 사업 지원을 받아 한마당 잔치 등 동네 행사를 열기도 했지요. 그렇게 사람들이 모이면서 우리 공간마을을 갖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이 먼저 모여 협동조합 강의를 듣고, 공부도 했다. ‘일 만드는 데는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제안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사천리가 추진이 됐다. 지역에 식당을 하던 이층집이 임대로 나오자 곧바로 발기인과 조합원 모집에 들어갔다. 대장동과 내곡동을 연결해주는 영주산 자락에 공간이 위치해 있어 이름도 영주산 다락방으로 지었다. 지역 협동조합이지만 자격에 제한은 없다.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공간 임대료 때문에 출자금을 50만원으로 했지만 ‘적정 출자금’이 모이면 문턱을 낮춰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낮에는 북카페로 어린이와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저녁에는 셀프주점도 운영할 겁니다. 마을도서관, 동네부엌, 반찬가게 등 하고 싶은 게 많아요.”

대내리 마을협동조합은 정관에서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의 기풍을 뿌리내리며,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운동을 도움으로써 협동과 자치의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적으로 적고 있다. 출발은 북카페라는 공간을 만들며 시작하지만 마을 현안과 과제, 마을의 사회적 경제, 자립, 나아가 공동체 마을까지 꿈은 크다.

고양시의 성미산마을 공동체 이상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대내리 마을 협동조합. 아이가 행복한 마을을 꿈꾸다보니 이렇게 큰일을 저지르게 됐다는 조합원들의 소박한 웃음이 기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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