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구 최초 여성 주민자치위원장 고부미 화전동 주민자치위원장

20대 후반에 정착해 봉사
경차 몰며 소외된 주민 만나 “기반시설 설치 국가 나서야”
“선배 자치위원들께서 정말 고생 많이 하셨죠.” 고부미 화전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 회의 때 역대 위원장들을 모두 초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7대 화전동 주민자치위원장이 된 고부미 위원장은 덕양구 최초 여성주민자치위원장이다. 고 위원장이 이렇게 선후배간 소통에 크게 신경을 쓰는 이유를 “지역 일을 하기위해 모였어도 각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선배 얼굴도 모르기 일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전동은 주민 5200명 중에서 60세 이상이 60%이상인 고령층이 두터운 마을이다. 게다가 덕은초등학교와 혁신학교가 된 덕양중학교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학생들이 많지 않다.
고 위원장은 “혁신학교가 되고나서 덕양중학교로 전학온 학생들이 많았고, 전학 오려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지만 가족들이 기거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다시 전학가야 하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아예 전학 오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고 위원장은 “화전동은 1㎞거리 내에서 서울과 접해 있는 곳이기에 고양의 관문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며 “최소한 도시계획에서 결정한 이면도로를 부분적으로라도 개통해서 주택문제·학생부족현상·지역개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거듭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한 “40여 년간 그린벨트로 묶어놔 혜택을 못 받은 주민들에게 기반시설을 설치해주는 것도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부분이다”며 “계도기간이나 완충역할을 하는 기관도 없는 상황에서 그린벨트를 해제만 하는 것이 능사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화전동은 북가좌동 재개발·가재울(모래내) 재개발·상암동 재개발·은평뉴타운 개발·응암동 개발이 이루어질 때 이사비용을 받은 세입자들이 이주해왔다. 고 위원장은 “우리 마을에라도 와서 열심히 살아가는 어려운 사람들을보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 위원장은 온갖 구호물품을 싣고 좁은 골목을 경차를 이용해 화전동 구석구석을 다닌다.
고 위원장은 화전동으로 이사온 지 30여 년을 산 터줏대감이다. 이사오면서부터 화전리 사무실에 근무했고 당시 마을에서 십시일반 거둔 돈 650만원으로 노인정 개보수를 할 때 어르신들 저녁 참으로 라면과 국수를 대접했다. 그때 화전2리 마을에서 준 감사패를 고 위원장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화전리 사무실 사무장 시절 마을 봉사를 시작해 적십자봉사단, 통장, 주민자치위원을 거쳐 주민자치위원장이 된 고 위원장에게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만나는 주민들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좁은 골목에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분홍빛 꽃잔디·둥글레·대파와 열무가 자라고 있는 화전동.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와 발전을 꿈꾸는 화전동. 고 위원장의 발걸음이 닿는 곳엔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