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밭두레 보존회, 기고사로 전통적 마을 세시풍속 이어

▲ 고봉 7통에서 매년 마을풍습으로 행해지는 기고사. 마을 유지들이 술잔을 2번 돌리고 땅에 뿌린 후 빈 잔을 상에 놓고 제단에 3번 절하는 기고사는 마을의 단합과 번영이 담겨졌다.

‘성석농악 진밭두레 보존회’의 기고사가 지난 9일 성석동의 고봉 7통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기고사는 고봉 7통의 화합과 성성농악 진밭두레 보존회의 번영을 기원하는 마을행사로 오랫동안 농촌의 세시풍속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김수정 성석농악 진밭두레 보존회 전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고사는 고봉 7통운영회에서 주최했다. 특히 올해는 농기, 오방기(5종), 영기(2종)의 기를 새로 마련해 ‘성석농악 진밭두레 보존회’의 새출발을 다졌다.

이날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시작된 기고사는 이재완 진밭두레보존회장의 분향재배부터 시작됐다. 형형색색의 농기, 오방기, 영기가 펄럭이는 마을 회관 앞에는 돼지머리가 올려진 재단이 마련됐다. 이재완 회장은 재단 앞 향에 불을 붙인 후 받은 술잔을 2번 돌리고 땅에 뿌린 후 빈 잔을 상에 놓고 3번 절을 했다.

고봉7통의 발전과 화합, 기 제작에 대한 축하, 진밭두레 보존회의 번영을 기원하는 축문이 이계희 진밭두레보존회 수석부회장에 의해 낭송됐다. 축문낭송에는 마을회관에 모인 50여 마을주민도 함께 했는데 이들은 대부분 70대 안팎의 어르신들이었다.    

이어 이승희 고봉7통 통장, 신유희·박재영·김병철 고문도 잔을 올리고 진밭마을의 발전을 기원하는 절을 천지신명과 오방제신께 3번 올렸다.

기고사가 끝나자 진밭두레 보존회원들이 한바탕 신명난 성석농악 풍물공연을 펼쳤다. 2005년 고양시 향토문화재 42호로 지정된 ‘성석농악 진밭두레’는 성석동 진밭마을 일대에서 전승돼온 것으로 마을 주민들이 주축이 돼 농악, 모내기, 김메기, 볍씨부리기, 벼베기, 콩심기 등 소고 놀음을 통한 다양한 동작이 생동감있게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1대 이의순, 2대 신유희, 3대 김병철, 4대 박재영 회장이 맡아오던 성석농악 진밭두레 보존회장직을 현재 5대에는 이재완 회장이 맡고 있다.

풍물공연이 끝나자 주민들은 고봉 7통 부녀회가 준비한 개장국, 떡, 막걸리,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며 진밭마을의 옛시절을 떠올렸다. 주민들 앞에서 ‘장부타령’을 부른 이계희(71세) 진밭두레보존회 수석부회장은 “코흘리개 시절부터 마을 어르신으로부터 농악과 타령을 들으며 자랐고 커서도 자연스럽게 이 풍속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철(71세) 고문은 “성석농악을 젊은층이 잇도록 하기 위해 보존회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풍물강습 등을 하고 있지만 녹록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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