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600년, 지역의 문화유산 환수를 위해 ① 미래를 열기 위한 ‘고양 600년’ 진행한 사업들


고양시는 올해 ‘고양’이라는 지명을 부여받은 지 600년을 맞이한다. 이에 시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고양600년 기념사업은 크게 역사복원, 학술편찬, 기념행사 및 축제 개최, 홍보교육, 미래비전 제시 등의 사업으로 펼쳐진다. 이러한 기념사업은 20년 사이 팽창한 ‘일산’이라는 신도시에 가려 ‘고양’에 대한 정주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고양’이 전통과 역사문화유산의 도시임을 시민들에게 각인시켜 자긍심을 주기 위함이다.
다양한 ‘고양600년’ 기념사업 중 이번 주에는 현재까지 고양시가 시민들과 함께 추진한 사업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다음 주부터 역사 복원 및 정비사업에 초점을 맞춰 그 가능성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고양600년에 맞춰 15건 시민제안사업 추진
고양 600년 기념사업은 ‘일산 20년’이 아닌 ‘고양 600년’의 역사를 통해 고양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사업이다. 다른 도시들처럼 고양시도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도시의 정체성이 희미해졌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여론조사 결과 고양시의 600년 역사를 알고 있는 시민은 5.9%에 불과하고 고양시를 고향으로 여기는 시민은 47%로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82%의 고양시민들은 고양시를 사랑하고 계속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양에 대한 역사문화적 공유가 그 바탕이 되는 만큼 시민들의 자긍심과 정주의식을 높이고 고양의 어제와 미래를 연결하는 전환점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최성 시장은 “토박이든 일산신도시 주민이든 고양이라는 지역에 대한 애정, 그리고 고양에 살고 있다는 자긍심이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이러한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있어야 미래 비전과 연결된다. 고양을 언제든지 떠나야할 지역으로 인식한다든지 고양의 역사적 유산과 문화를 모르고 산다면 미래발전의 동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양에 대한 역사문화적 공유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약 1억원의 예산을 부여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고양600년에 의미를 부여하고 참여하는 15건의 시민제안 사업이 선정됐다.<표참조>
시민제안 사업은 고양시가 직접 수행하기보다 민간 차원에서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인 사업에 대해 시의 지원을 통해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시는 시민제안 사업을 공모하고 사업안 접수를 받아 심사과정을 거쳐 사업을 선별한 후 4월부터 사업을 본격 집행했다. 시민제안사업 세부지침 마련→사업제안서 접수→범시민추진위원회 심사→시민제안사업 확정→보조금 지원→시민제안사업 집행이라는 절차를 따른다.
시에 의하면, 시민제안사업에는 고양 역사 책자 발간·고양 근현대 다큐멘터리 제작·마을 상징물 조형 제작·‘고양600년’ 브랜드 상품 개발 등이 세부 사업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시민제안사업은 이러한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수렴과정을 거쳤다.
육각정 환수 위한 이와쿠니시 방문과 세미나
지난 2월 18일, 고양시 공무원과 문화관광 해설사로 구성된 일본 방문단이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를 방문했다. 육각정 환수를 위한 기초를 닦기 위한 방문이었다. 이날 조병석 고양시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방문단은 육각정 환수 의사를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이와쿠니시에 알렸다.
벽제관 육각정은 사적 제144호로 지정된 벽제관지의 유일한 현존 문화유산이었다. 그런데 조선총독부 2대 총독인 하세가와에 의해 1918년 반출되어, 현재까지 일본 이와쿠니시 모미지타니 공원에 놓여 이와쿠니시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육각정은 육모지붕에 정자 내부높이 2.8m, 둘레 1.7m 형태로 일본에 의해 보존이 잘된 것으로 전해진다.
방문단이 이날 육각정 환수 의지를 표명하자 시라키 이와쿠니시 부시장을 비롯한 실무자들은 당혹감을 보였다고 전한다. 방문단의 일원이었던 김형기 고양60년 사업추진팀장은 “이와쿠니시청 실무자들은 방문단에 대해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환수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고양시와 이와쿠니시가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도록 하자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총독이 일본으로 반출해 간 ‘벽제관 육각정’ 환수 운동은 의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 외교 문제가 걸린 복잡한 문제다. 우선 육각정이 어떤 절차에 의해 일본으로 옮겨졌는지 정확히 규명하는 작업, 일본인이 지은 ‘육각정’에 대한 조선에서 사용하던 명칭을 알아내는 연구, 원래의 육각정의 모습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달 9일 있었던 육각정 환수 학술세미나에서 이순우 우리문화재자료연구소장은 육각정의 원래 위치에 대해 “벽제관의 육각정자의 원위치를 단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는 아직 발견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전제한 후 “다만 벽제관 바로 전면에 연지가 있었고 일제강점기 후반기에 이르러 이 자리가 매립된 이후 벽제면사무소가 새로 건립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자연스레 이 지점을 육각정의 유력한 원위치로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범 (주)컬처앤로드 문화유산활용연구소장은 또한 “육각정을 보유하고 있는 이와쿠니시가 확실하게 부담을 가질 수 있도록 압박수단을 설정해야 한다”며 “하세가와 총독의 부도덕성과 한국의 국가문화재를 강탈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이와쿠니시에 있는 여론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범 소장은 육각정환수위원회 구성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 소장은 “전범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하세가와 총독에 의한 강제적 기증이며 국가소유의 대상물을 가져갔으므로 한일간 문화재 협상의 관례에 따라 반환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육각정환수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지볍씨 세미나 한반도 농사기원 밝혀
지난 4월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한반도 벼농사의 기원과 고양 가와지볍씨의 재조명’이라는 제목으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일산2지역 대화리 가와지볍씨의 발굴이 한반도의 벼농사가 5000년 전 신석기 시대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번 세미나로 자포니카 종의 기원이 고양 가와지볍씨이며, 고양지역이 한강문화권의 중심지대로서 한반도 농사와 문명의 기원이라는 점이 전문가에 의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고양 가와지볍씨를 고양시민을 위한 문화적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안도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최정필 세종대 석좌교수는 “고양 가와지에서 발견된 볍씨는 재배벼로는 가장 오래됐다. 인디카종인지 자포니카종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산동반도에서 발견된 것이 대부분 자포니카종인 것으로 보아 가와지볍씨도 자포니카종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성 시장은 “고양600년 출발이 가와지볍씨인 만큼 향후 고양600년 범시민추진위원회 차원에서 박물관, 학술회의, 필요시 3차 발굴까지 이번 세미나에서 제안된 사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600주년의 역사계승은 2013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며 평화통일특별시로 가는 고양의 궁극적인 목적과도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양600년 기념관 지역의 과거와 현재 담아
고양600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도 지난 4월 25일 개관됐다. 호수공원 내에 위치한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은 고양 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연면적 924㎡, 지상 2층의 규모로 지어졌다.
전시실은 최첨단 영상시스템 등 디지털 매체로 고양 600년의 과거와 현재 모습, 그리고 미래 비전을 영상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6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스토리큐브와 고양 600년 역사Ⅰ실은 ‘고양의 씨앗, 600년 문화유산의 태동’이라는 주제로 한반도 최초로 발굴된 가와지볍씨,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 국가 요새인 북한산성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고양 600년 역사Ⅱ실은 ‘역경 속의 고양’을 주제로 일제강점기의 일산역 풍경을 통해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고양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고양 600년 역사Ⅲ실과 Ⅳ실은 ‘변화하는 고양, 나아가는 고양’으로 지난 1989년 일산 신도시 개발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고양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피니티 큐브는 평화통일특별시 2020고양호 기차를 타고 평양에서 유럽 대륙까지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표현, 고양시의 미래를 제시했다.
| 고양 600년 시민제안사업 공모 선정사업 | |||
| 연번 | 단체명 | 사업명 | 주요내용 |
| 1 | 고양지역사회교육협의회 | 인문학을 통한 고양600년 삶과 소통하기 | 고양600년과 접목시킨 철학, 음악, 역사, 예절 등의 인문학 강좌 |
| 2 | 겨레문화유산연구원 |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고양600년 과거여행 | 고고학 전문가 강연, 고고학자와의 발굴조사 및 유물정리 체험, 관련유적 답사 및 평가 |
| 3 | 고양향교 | 600년 고양향교체험 | 청소년 대상 1박 2일 향교 합숙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적 인성 교육 및 지도자의 품성, 타인 배려 정신 함양 |
| 4 | 아첼청소년오케스트라 | 고양600년기념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 | 고양600년 기념 동영상을 주제로 해설을 겸비한 청소년들의 활기찬 클래식 콘서트 |
| 5 | 고양시청소년문화의집 | 손으로 만드는 고양역사600년 | 역사북아트와 토탈공예를 통한 스토리텔링과 체험활동으로 지역문화유산 알리기 |
| 6 | 고양동주민자치위원회 | 고양 수호목(530년 은행나무) 보존 및 알리기 | 보호수 지정 은행나무 주변 정비(진입로, 표지판, 간이휴식설비 설치 등) |
| 7 | 경기북부국학원 | 고양600년 ‘고양의 얼 찾기’ 찾아가는 국경일 | 고양시와 대한민국의 역사 교육을 통한 애향심과 애국심 함양 |
| 8 | 더불어꿈 | 문화재 모니터링 청소년 기자단 | 교육기관 관련 문화재 모니터링 및 답사를 통한 청소년 기자 활동 |
| 9 | 고양향토문화보존회 | 고양시의 역사는 농업의 역사 | 조사를 통한 <고양시 농업의 역사>(가칭) 책자 발간 |
| 10 | 고양시씨족협의회 | 600년 고양사람 세거역사 조사연구 | 기록고증과 조사를 통해 고양의 집성촌과 문중사를 다룬 <고양600년 주민세거사> 책자 발간 |
| 11 | 감돌역사문화연구회 | 고양역사 600주년 기념 고양역사펼침대회 | 어린이 및 청소년의 관내 유적지 탐방 및 발표대회 |
| 12 | 북한산을 사랑하는 고양시민의 모임, 대동극회 | 북한산 ‘고마워’ 예술축제 | 북한산을 주제로 한 예술축제 및 세계문화유산 지정 캠페인 전개 |
| 13 | 고양 차세대 글로벌리더 네트워크 | 고양600년 세계로! 미래로! | 고양600년을 주제로 한 관내 초,중,고,대학생들로 공연팀을 구성하여 게릴라 공연 및 UCC제작 홍보 실시 |
| 14 | 고양걷기연맹 | 고양600년, 역사의 숨결을 찾아 ‘가족걷기 페스티벌 | 고양 문화유산답사를 겸한 걷기 행사 |
| 15 | 장산두레패 | 세월과 함께 사라질 농촌공동체 삶의 기록! | 조사를 통한 <장산마을 주민들의 삶>(가칭) 책자 발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