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전통, 올해 2천 여명 참가 능곡동 2년 연속 종합우승

광복절 기념 지도지역 체육대회가 올해도 충장공원에서 열렸다. 지난 15일 열린 지도지역 체육대회는 고양시 지도체육회가 주관하고 고양시생활체육회가 주최했다. 올해로 68회째 되는 이 체육대회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기념해 지도지역에서 매년 해오던 행사다. 고양시 전 지역에 있었던 행사였지만 이제는 대부분 사라졌고, 오로지 지도지역에서만 계속 해오고 있다.
절정에 달한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옛 지도지역에 해당하는 능곡동과 행신 1·2·3동, 행주동, 화정1·2동 주민들 2000여 명이 참여했다. 대회 결과 종합우승은 능곡동, 2등 화정1동, 3등 행신1동이 차지했다. 능곡동은 2년 연속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라서 종목마다 특별한 규정이 있다. 달리기에는 30대 이상이어야 출전할 수 있고, 축구선수 선발에서도 연령 구분이 있다. 50대 2명, 40대 5명, 30대 4명이다. 협동제기차기, 달려라 특급열차 등의 게임에서도 남녀 참여인원을 정했다. 주민들이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번외경기로 국궁과 게이트볼도 치러졌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고양시 지도체육회 이규열 전 회장이 시의원에 당선되어 대회장인 허형 명예회장이 개회선언을 했다. 허형 대회장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그 해만 체육대회를 못했고 이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며 “우리들은 부친께서 체육대회 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그 세대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회고했다.
60~70년대에는 지도읍 각 리별로 체육대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체육대회가 다가오면 마을마다 대회 준비로 남녀노소가 잔치분위기었다. 부녀들은 그날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청년들은 인근 학교나, 유원지 등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저녁이 되면 합숙하는 곳으로 빵이나 과일을 사들고 찾아오는 선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는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며 “체육대회가 치러지는 능곡초등학교 주변은 장꾼들이 진을 쳤고 오랜만에 얼굴만한 호떡도 사먹는 날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부락이 사라졌고, 동네 어른들이 하는 체육대회를 보며 꿈을 키우는 때도 아니다. 하지만 이 더위에 옛 지도지역의 역사적 행사를 이어오는 주민들의 열의가 참 아름답다. 이 전통이 이어져 100회, 200회를 기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