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병천 고양시 도시재생 힐링센터장

첫 조정위에서 임명장
요진와이시티 자문부터 인연
주공 도시재생본부서 활약
“여러 가지 난제가 있는 뉴타운 해결을 도와달라는 시장의 부탁에 고민하다가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다. 아직은 상근도 아니고 도시재생 힐링센터가 공식 기구로 구성된 것도 아니지만, 뉴타운 출구전략 등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으니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윤병천(55세) 고양시 도시재생 힐링센터장은 센터를 어렵게 맡게 됐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실제 임명장은 받았지만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별도의 사무실이나 인력도 없는 기구로 출발하기 때문이다. 뉴타운 출구전략 용역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고양시 리모델링 연구용역뿐 아니라 윤 센터장은 요진 위시티 관련 연구 자문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고양시와 인연이 깊다.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인 1980년에 주택공사 대전 충남지사에서 택지 보상 업무를 맡다가 수원 본부로 왔다. 도시정비 업무를 보다가 1998년 8월 광명 철산 주거환경사업을 맡게 됐다. 분양 과정에서 주민들이 몰려와 책상 뒤집어엎고 난리가 났다. 내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게 됐는데 나중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주거환경사업이 왜 이렇게 갈등을 빚는지 고민하게 됐다.”
윤병천 센터장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부가 원주민들의 재정착율을 고민했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안양 임곡 지구를 분양할 때는 특별분양자가 포기하면 일반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분양 가격을 5000만원 더 높여 공고를 냈다. 원주민들은 분양권리를 포기하고 5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게 됐고, 주민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철거민들이 2년 반 동안 시위를 계속했던 대전 용두동 주거환경개선사업 지역에 해결사로 투입이 되기도 했다. 대전에서도 ‘무사히’ 중재자의 역할을 마쳤다.
“도시정비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해볼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13개 지역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별한 갈등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
그런 고민을 주택공사 도시정비처장을 맡으며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윤병천 센터장은 2007년 만들어진 도시재생본부 본부장으로 2009년 1월까지 일하기도 했다.
고양시와의 인연은 2010년 설립한 도시재생연구소로 백석동 요진 와이시티 문제해결 요청을 받게 되면서부터라고. 이우종 가천대 교수와 18대 국회도시재생 선진화포럼을 진행하기도 하면서 도시재생 분야에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게 됐다.
“추정분담금 공개하자고 해서 알려주면 사업비가 너무 적게 잡혀있다고 지적한다. 백석동 와이시티 건축비는 700만원인데 원당뉴타운 상업지역은 고층인데도 400만원이라는 거다. 최고급 내장재를 사용한 와이시티와 비교하면서 또 분양가는 너무 높게 잡혀있다고, 낮게 잡으라고 한다.”
윤병천 센터장은 “찬성과 반대의 끝없는 논란을 공개적으로 이끌어내고 이해시키는 것이 힐링센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뉴타운 사업을 주도했던 뉴타운사업과에서 이런 일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
전문가들이 참여해 도시재생 힐링센터와 지원단을 꾸리고, 갈등조정위원들이 ‘힐링프로’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서울시 실태조사관처럼 갈등조정 역할을 하게 된다.
힐링센터는 연말까지 운영해 조례에 반영해 공식기구로 가게 될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모두의 관심이 커서 부담도 있다. 고양시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단기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갈등조정위원회 회의를 두 번 하면서 상시적 소통기관으로의 역할에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의욕을 갖고 참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출구전략이라면 속시원한 답을 원할 것 같은데 여전히 해답이 없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윤병천 센터장은 잘 알고 있었다. 가장 먼저 출구전략을 내놓은 서울시도 처음에는 모두 다 해제 쪽으로 전략을 짰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판단하에 전략수정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의 시행착오를 살펴보며 윤 센터장은 고양시가 한단계 앞선 뉴타운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주민과 함께 새로운 대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가 진행해왔던 정책들에서 도출되는 문제를 보면서 고양시의 성과를 보게 된다. 현재 서울시 실태조사관도 고양시 힐링프로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 경험까지 포함시켜 보다 앞선 전략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서로를 아우르고 전문가적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갖고 설득하고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