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컴퓨터협동조합 출범, 쇼핑몰 운영·찾아가는 A/S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지역에서도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겨나고 있다. 7월에 결성된 ‘고양시컴퓨터협동조합’도 그 중 하나다. 아직 3개월밖에 안된 신생 협동조합이지만 벌써 쇼핑몰사이트까지 운영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격 또한 저렴해 지난 13일에 열린 사회적경제한마당에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컴퓨터협동조합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가좌동에서 컴퓨터판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임민식 이사장을 만나봤다.
“제가 98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는데 요즘만큼 영업환경이 열악한 적이 없었어요. 주변 업체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는 걸 보고 많이 안타깝고 그랬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김대준)을 알게 되고 이거다 싶었어요.”
시작 당시 1200개 정도였다는 지역 컴퓨터업체 수는 불경기와 대형 인터넷쇼핑몰의 덤핑공세로 인해 현재 500여 개로 줄어들었다. 남은 업체들도 컴퓨터 판매보다는 수리업을 통해 연명하는 상황이라고. 생존전략을 골몰하던 임민식 이사장은 올해 초 우연히 한국컴퓨터협동조합에서 나온 홍보자료를 접한 뒤 고양시에도 협동조합을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간 협력하지 못하고 경쟁관계로만 인식하는 업계분위기가 못내 아쉬웠다”던 그는 곧바로 뜻이 맞는 6명과 함께 출자금을 백만원씩 모아 가맹비와 전단지 제작 등을 시작했다.
협동조합을 시작한 이들의 가장 든든한 우군은 바로 전국컴퓨터협동조합에서 지원하는 지역쇼핑몰 사회적 협업사업이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편중된 컴퓨터 관련 부품 및 제품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이 사업은 전국컴퓨터협동조합이 중앙 서버를 구축해 각 지역 협동조합의 쇼핑몰을 만들어 공동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쇼핑몰은 언강생심이던 중소업체들도 이제 컴퓨터협동조합이 구축한 서버를 통해 4만여 가지의 DB 및 가격 , 배송 , 결제 시스템 , 구축 등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협동조합 덕택에 가능하게 된 일이다.

그렇다면 컴퓨터협동조합이 지역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일까? 임민식 이사장은 “협동조합으로 뭉치면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A/S에 있어서도 신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사회적경제한마당 당시 키보드와 마우스를 3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으며 그밖에 다양한 제품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다. 지역업체다보니 A/S가 확실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임 이사장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 조합차원에서 업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협동조합 덕분에 지역업체도 살리고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협동조합의 현재 매출은 3000만원 정도. 아직 홍보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꽤나 성공적인 출발이다. 임민식 이사장은 “내년에는 최소 10억원 이상 매출이 예상된다”고 자신한다. 현재 30여개의 업체들이 추가로 협동조합가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성과데이터 및 관리방안이 마련되는 데로 조합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종합쇼핑몰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임 이사장은 “단순히 컴퓨터만 팔기 위한 협동조합을 넘어 지역을 알리고 지역민을 돕는 고양시의 자랑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양시컴퓨터협동조합 사이트는 www.ilsanit.or.kr. 연락처는 031-922-1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