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한 죽음, 넋 기리며, 무형문화재 영산재 시연

지난 25일 덕양구 원당동 고양왕 고릉묘역에서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가 주최하고 공양왕릉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공양왕 고릉제가 거행됐다.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의 원통한 죽음을 기리고 그 역사를 보전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안재성 향토문화보존회장과 방규동 고양문화원장,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산재와 능제봉행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초헌관으로는 고양시의회 왕성옥 의원, 아헌관은 김영렬 동국대 객원교수, 종헌관에는 신경일 원신동장이 각각 참여했다.
사전 행사로 중요무형문화재 50호인 영산재가 시연된 후 본격적으로 고릉제가 진행됐다. 제를 지내기 전에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하는 의미로 대축과 제집사가 손을 씻은 뒤 초헌관이 제수가 올바르게 차려져 있는지 살펴보았다. 전폐례에서 초헌관은 신위께 폐백을 올리고 첫 번째 잔을 올리며 봉행을 알리는 축문을 읽었다. 헌관이 차례로 잔을 올리는 헌작례, 복주를 마시고 복을 받는 음복례, 마지막으로 축문과 폐백을 불사르는 망료례로 고릉제는 끝이 났다.
고려 마지막 왕이자 비운의 왕으로 알려진 공양왕은 1392년 조선이 건국되자 원주, 삼척으로 추방된 후 1394년 교사, 1416년 태종으로부터 공양왕이라는 능호를 받은 후 조선시대 말까지 치제를 지냈다.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 후 제례가 중단되다 1970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후 지역 유림과 향토사학자들에 의해 제례가 부활, 매년 10월 25일 봉향제가 열리고 있다.
최경순 공양왕릉제전위원장은 “참석해주신 이들의 마음을 모아 제를 잘 지낼 수 있어 기쁘다”며 “역사적 전통과 가치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