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김영미

8살에 접한 경기소리
32년 만에 첫 개인발표
경기소리와 함께 무용, 판소리 등 32년 동안 전통예술인으로서 예능과 소양을 쌓아온 김영미(45) 씨가 지난달 아람누리에서 첫 개인발표회를 가졌다. 현재 (사)가무악꼬레의 이사장, (사)한국국악협회 고양시 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미 씨는 30여 년간 국악만을 사랑해온 소리꾼이다.
김영미 씨에게 민요를 처음 들려준 이는 막내 이모라고 한다. 경기민요 인간문화재인 고 ‘안비취’ 선생의 이수자였던 막내 이모의 노랫가락에 김영미 씨는 8살의 어린나이였지만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어려서는 금강산타령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가슴이 뭉클뭉클 해지는 것이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죠”라고 말하는 김영미 씨는 두 딸도 모두 국악의 길을 걷고 있는 국악 가족이다.
소리로 위안을 얻고 소리를 통해 한과 사랑을 표현해왔던 소리꾼 김영미에게도 국악의 길을 간다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국악을 반대했던 어머니는 이왕 하려면 마을잔치에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소리꾼 보다는 무용이 낫다며 무용전공을 시켰었다. 하지만 이내 소리로 전공을 바꾼 김영미 씨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인 소리꾼으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이후 경기민요 이수자로 명창 이춘희, 안비취, 이은주를 사사했다.
“결혼 후 육아를 책임지며 근 15년간 왕성한 활동을 못했던 것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가족의 지원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껏 국악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족에게 사랑의 마음을 표현 못했던 지난날이 아쉽기도 하다”고 말하는 김영미 씨.
소리꾼 김영미의 앞으로의 꿈은 이사장으로 있는 ‘(사)가무악꼬레’를 통해 세계 각국에 우리의 민요·무용·기악(가·무·악) 등을 널리 홍보하는 일이다.
“저는 소리를 통해 위안을 얻었고, 소리로 한을 얘기했지요. 모든 것을 쏟아냈던 무대에서는 관객들 가슴속에 제가 들어가기도 했고 반대로 관객들이 제 속으로 들어오기도 했어요. 이제 나이가 들어서는 정선아리랑을 많이 불러요. 정선아리랑을 부르면 저를 다 보여줄 수 있거든요. 부르는 사람도 감동하고 듣는 이도 함께 감동할 수 있는 무대에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