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유택준 어르신

▲ 30년 항공사 승무원 경력을 활용해 일하고 참여하는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유택준 어르신.

시니어인터쉽 통해 일해
나이 만큼 서비스도 완숙   
비행기 승무원 30년 경력

일산동구 풍동 애니골에 있는 ‘피노(PINO)’는 분위기 있고 아늑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피노는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품격 있는 식사모임을 하기에 최고의 장소로 이미 입소문이 나있다.

이런 피노를 더욱 격조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 대한항공 베테랑 승무원으로 30년 가까이 일한 유택준 어르신. 그는 고양시 시니어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월부터 피노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항공사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원숙한 솜씨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피노에 온 손님들은 더욱 더 편안하고 우아하게 대접받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기품 있는 어르신들이 능숙한 매너로 서빙을 해주시고, 함께 이야기 나누다 보면 너무나 기분이 좋아지고 나 자신의 품격이 한 단계 더 높아지는 느낌이더라고요.”
피노의 배순교 대표는 레스토랑의 문을 열면서 해외에서 경험한 것처럼 품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다방면으로 사람을 찾았다. 유택준 어르신이 바로 그런 분이었고 “오시는 손님들마다 서비스를 받으며 너무 만족하며 좋아 하시고, 피노는 역시 다르다고 격려해주신다”고 웃으며 자랑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유택준 어르신은 “내가 ‘살아남았다’라는 생각이 들 때”라고 말한다. 어릴 때 한국전쟁 당시 1.4후퇴로 피난 갔다 돌아 왔더니 집이 다 폭격당하고 없어져 버린 일, 청년 시절 베트남전에 참전해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던 일, 7년 전 대장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던 일 등 수없이 많은 인생의 힘든 고비고비를 극복해 왔었기에 들려줄 수 있는 답변일 테다. 

‘참여하는 삶’을 모티브로 살아 온 그는 2009년에 고양시로 이사를 와서 백석2동에서 3년간 주민자치위원을 역임하며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암 수술 후에는 학교에서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요즘은 일을 하면서도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고등학교 동문들, 전 직장인 대한항공 승무원 OB회원들과 갖는 등산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나간다. 슬하의 두 아들 중 장남은 중앙 일간지에서 정치부 기자로, 차남은 서강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는 어디서 무엇을 하던 늘 ‘나의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요. 아마도 중·고교 시절 보이스카웃으로 활동 하고, 직장에서도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스스로 체크하고 점검하는 주체적 습관이 몸에 배어 있나 봐요.”

유택준 어르신은 잠시도 쉬지 않고 정열적으로 일하며 활동한다. 3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해오며 봉사하고 참여하는 삶을 살아 왔던 그로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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