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국제진료 및 의료관광 활성화 간담회

▲ 고양시가 의료관광 인프라를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이 맥락에서 의료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방안을 고민하는 간담회가 지난 9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먼저 ‘고양시 브랜드’ 확보가 관건
외국인 통역 코디네이터 육성 시급
시 ‘의료관광산업’ 육성의지 밝혀

 

대한민국 의료관광이 지난해 처음 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건강관련 지출 비용이 약 1억8000만 달러인 반면 외국에 지출한 비용은 8000만 달러 수준에 그쳐 사상 첫 1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시 의료관광 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고양시가 의료관광 인프라를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9일 킨텍스에서 마련한 ‘고양시 국제진료 및 의료관광 활성화 간담회’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고양시 주최로 의료관광 관련 민-관 전문가들이 모처럼 머리를 맞댄 간담회에서 오간 내용을 정리했다.  

 

고양시 의료 인프라 손색 없어  
고양시는 최근 러시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질병 및 미용치료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고양시 의료관광사업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은 전국 기초단체 중에 강남구 다음으로 높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국제진료센터장에 따르면 “러시아, 몽골 등 현지 의료상황을 보면 90% 정도는 잘못된 진단으로 내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심지어 암환자인데 콩팥을 제거 당하고 내원한 케이스도 있었다”고 말해 한국의료수준이 현지에서 충분히 어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고양시의 의료 인프라는 어떤 수준일까?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고양시는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명지병원·국립암센터·일산복음병원 등을 중심으로 중증질환을 진료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사과나무치과·오킴스성형외과·새빛안과병원·월화수목금토치과·유용우한의원 등이 각각의 진료 분야에서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국 어느 지자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관광 부분에 있어서도 최근 오픈한 고양시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 원마운트를 중심으로 호수공원, 테마동물원쥬쥬, 아시아 최대 뷰티클러스터 아이디헤어 등 풍성한 자원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인천공항과의 거리가 40분 이내로 지리적으로도 훌륭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시 차원 과감한 의료예산 필요 
현재 고양시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약 30여 개소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루트는 고양시의 거대한 인프라가 무색할 정도로 영세하다.

지자체의 지원보다 의료기관의 독자적인 선택과 판단에 의존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몰려오는 외국인 환자를 포기할 수도 없고, 현지인 코디네이터 고용 등 투자대비 리스크에 대한 부담 역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2년부터 고려인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작은 결실을 맺기 시작한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명선의료재단 이사장은 고양시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 이사장은 “고양시의회에서 의료산업 육성과 관련한 예산 배정을 사적영역으로 판단해 주저하는 분위기는 정말 아쉬운 현실”이라면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예산 책정으로 고양시 의료산업을 하나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해 ‘의료-관광-정책’이 연계돼 세수를 확충하는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관광 인프라는 비단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개선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고양시를 방문한 고객에게 편안한 숙박과 수준 높은 관광 상품이 자연스럽게 연계 되어야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

경명걸 오킴스성형외과 기획부장 역시 “성형수술 후 얼굴 전체에 붕대를 감은 외국인 환자들에게 설마 관광에 대한 욕구가 있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원마운트 및 엠블호텔 등에서 외국인환자를 위해 의료기관과 연계된 합리적 비용의 상품 등을 개발해 준다면 ‘의료와 관광’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인프라가 만들어지지 않을까한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중국시장 공략 ‘넘어야할 산’  
현재 고양시 의료관광의 중심에는 지난 2011년 6월 발족된 고양시의료관광협회 산하에 11개 의료기관과 2개의 에이전시, 킨텍스, 원마운트, 고양시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의료기관별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에이전트 및 현지인 코디네이터를 고용하는 등의 활동이 전부다.

그나마 극동 러시아의 경우는 고양시 의료관광협회와 회원 병원이 현지 설명회 등을 실시해 최근 가장 많은 환자 유입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 외국인 환자 실적을 놓고 봤을 때는 극히 미약한 수준일 뿐 아니라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으로 부터는 외면 받고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다면 고양시 의료관광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고양시의 브랜드가 강남 보다 낮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규모와 명성을 중요시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강남에 비해 규모가 작은 동시에 인지도도 약한 편이어서 중국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 차원의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와 적극적인 도시간 자매결연, 의료-관광산업 간의 연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김혜성 사과나무치과 이사장은 “고양시는 지자체 브랜드 강화를 위한 홍보 예산확보 및 효율적 집행과 관련해 업계의 핵심 기업들과 협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병원별 특성화·숙박시설 확충 과제
의료기관 역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감염관리, 세 번째는 의료사고 예방, 마지막으로는 사후관리다.

이 과정에서 뭐든지 다 고칠 수 있다는 식의 타깃 없는 홍보는 절대적으로 피해야한다. 결국 병원별 특화된 진료 분야를 정해 외국인 환자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응대와 홍보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체류 기간 중에 이용하는 시설과 소요 비용 등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양시와 관내 의료기관들은 특화된 의료분야에 대한 정립과 숙박시설 확충에 대해 고민만 거듭했을 뿐 명확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은 “숙박시설 확충 문제는 고양시와 관내 의료기관의 의지가 모아진다면 의료관광클러스터 건설을 다함께 검토해 해결하는 방법도 구상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환자를 대동하는 병원 관계자 및 에이전트에게는 입장료 면제 등의 편의를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용산하 새빛안과병원 홍보팀장은 “외국인 환자의 통역을 맞아줄 현지 코디네이터를 고용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며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 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외국인환자 통역이 가능한 코디네이터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의료기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대변했다. 

이번 간담회를 끝까지 경청한 최봉순 고양시 부시장은 “고양시 미래 선도 산업으로 촉망받고 있는 의료산업의 가능성을 최일선에 계신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직접들은 만큼 큰 공부가 되었다”며 “비록 의료관광과 관련해 아직은 부족한 예산이지만 내부 검토와 다각적인 고민을 통해 의료관광 현장에 계신 분들이 힘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센터장, 김혜성 사과나무치과병원 이사장, 류은경 고양시병원협의체 회장, 노태훈 고양시의료관광협회 간사, 배병복 원마운트 회장, 최봉순 고양시부시장, 윤성선 고양시 창조성장개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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