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달랐던 이 동네 정월대보름 행사

▲ 행사장 옆 아파트단지 옥상에서 채화된 불이 줄을 타고 내려와 하늘에서 달집에 점화된 불꽃. 이 뒤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옥상에서 내려온 불씨
달집에 채화되자 환호

덕양구 고양동 정월 대보름 축제가 고양일고등학교 옆 농지에서 지난 14일 주민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한 주민들은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쫓고 한해 소원을 빌었다.

고양동 대보름 축제는 고양동의용소방대(대장 김욱) 주관으로 해마다 치르는 행사다. 소방대원 20여 명은 혹여나 있을 불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행사진행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4시에 시작된 이날 행사는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의 체험행사와 고양골두레패의 풍물한마당, 고양동 주민들의 댄스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의 놀이공연으로 식전행사가 치러졌다.

해가 지고 오후 6시가 되자 제례를 시작으로 보름달맞이 본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먼저 축제에 참여한 가족들은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비는 소지문을 작성해 준비된 달집에 정성껏 매달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우리 가족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 ‘친구 많이 사귀게 해주세요’ 등의 귀여운 소원을 고사리 손으로 직접 적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달집 태우기는 올림픽 성화를 연상시키듯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환하게 보름달이 떠오르자 행사장 옆의 아파트단지 옥상에서는 하트모양의 불이 채화됐다. 이 불이 달집 옆으로 줄을 타고 내려왔고 하늘에서 내려온 불을 김욱 의용소방대장이 옮겨와 달집에 점화했다.

8m 높이의 달집에 불이 붙자 주민들은 환호했고, 달님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가족의 행복을 기원했다. 풍물패가 달집을 돌며 흥을 돋우는 동안 밤하늘을 오색빛깔로 수놓은 불꽃놀이도 펼쳐졌다.

김욱 의용소방대 대장은 “급격한 도시화로 농촌의 풍습 또한 사라져가고 있지만 고양동에서는 의용소방대를 중심으로 달맞이 행사를 해마다 꾸준히 진행해 왔다”면서 “이번 행사는 어린이에게는 꿈과 낭만을 심어주고 주민 여러분께는 농촌의 정서와 불놀이의 추억을 회상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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