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서북부 신분당선 유치... 장항동 출판단지 재정비 요구

인구밀집지역에 편의시설 집중
백석동을 시작으로 장항동은 인구밀집 지역으로 편의시설이 몰려있는 곳이다.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을 큰 축으로 하는 쇼핑시설과 백화점, 아울렛,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마트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교통 또한 편리하다. 백석과 마두는 자유로와 가깝고 중앙로에는 지하철 3호선과 함께 서울로 가는 대부분의 버스가 지난다. 외곽으로 빠지는 마을버스도 많이 들르는 곳이다. 고양버스터미널까지 개장하면서 백석동에서는 지방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백석동과 장항동을 옆으로는 일산의 자랑인 호수공원이 길게 자리 잡고 있어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환영받고 있다.
호수공원, 상권개발, 도로교통, 지하철 등 모든 시설이 정발산 맞은편 일산문화공원 양쪽으로 집중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편리하게 이용하지만 외곽 주민들의 소외감은 더 커졌다.
외곽지역은 교통 불편 호소
대표적 소외지역인 고봉동은 문봉동, 사리현동, 지영동, 설문동, 성석동 등 5개 법정동을 관할하면서 면적이 가장 큰 지역이지만 낮은 인구밀도로 복지문화시설은 접하기 힘든 곳이다.
교통도 좋지 않다. 일산 시내는 물론 고봉동주민센터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로 많게는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지역도 있다.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버스로 통학하기 힘든 실정.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통학을 자가용으로 돕고 있다.
식사동의 위시티 단지도 대중교통 불편을 문제 삼고 있다. 입주민의 반 이상이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상황에서 신분당선 연장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신분당선추진위원회는 현재 위시티 지부를 중심으로 동국대, 은행나무, 숲속마을, 하늘마을, 중산동 지부까지 총 6개 지부가 활동 중이다.
김종현 신분당선추진위원장은 “신분당선과 같은 철도 인프라는 100만 고양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고양 서북부 지역의 교통문제 해소에도 한 몫 할 것이다. 지하철 3호선은 서울 시내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경의선은 환승불편 등 이용객 수가 적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쇼핑지역 거리환경 개선해야
장항동 쇼핑거리에 대한 개선 요구도 눈에 띠었다. 라페스타와 웨스턴돔은 독특하고 편리한 구조로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곳이지만, 고양시에 쇼핑몰이 많이 생기면서 상권이 분산되는 효과로 인해 역동적으로 확장되거나 활성화되지 못했다.
초기 라페스타에서 장사를 했던 사람이 웨스턴돔으로 옮겨갔으나 두 곳 모두 상권에 대한 매력이 별반 차이가 없자 다시 라페스타로 돌아오는 상인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권이 넓어지면서 강력한 중심지 기능을 하는 요소가 부족해 하위상권이 분산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민과 상인들은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특성화 거리에 주목하고 있다. 라페스타에서는 ‘문화의 거리’라는 이름을 달고 주변에서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특별히 시민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 더 혁신적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주변 상인들은 학생위주의 이벤트 행사에서 벗어나 20·30대 젊은이와 가족단위 쇼핑객이 찾을 수 있는 특색 있는 거리축제로 행사를 계획하고, 깨끗한 거리정비와 함께 스트리트형 쇼핑몰의 장점을 살려 꽃과 식물들을 이용한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방송국과 킨텍스를 방문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상품 개발과, 호수공원을 찾는 외지인들을 사로잡을 만한 흡인력을 있어야 상권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페스타와 이어지는 먹자골목의 유흥업소와 지저분한 거리환경은 정화 대상이다. 화장실에 붙어있는 낯 뜨거운 전단이 과연 인근 라페스타가 문화의 거리라고 할 수 있는지 되물어 봐야 한다.
풍동2지구 민간개발 추진
일산동구의 현안 중 LH의 풍동 2지구 택지개발 포기에 따른 후속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에서 풍동2지구 택지개발사업 해제를 고시한 것은 사실상 LH의 자금난으로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곳 부지면적 96만4242㎡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5180호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은 취소됐다.
풍동2지구는 전체 면적의 30%가 관리지역, 70%가 농업진흥구역이다. 그동안 주민들 사이에 △고양시 주도의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개발 △민간개발업자에 의한 도시개발 △앞의 두 개발방안을 절충한 행정기관의 개발여건 조성 후 민간에 의한 개발 자구책 등의 대안을 주민들이 강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목소리가 높다. 민간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은 조합추진위를 구성해 지난달 31일 민간개발 구역을 위한 신청을 공식적으로 고양시에 접수시켰다. 당초 개발범위에서 반으로 줄어든 약 11만2000평에 대해 도시개발을 하는 것이다. 민간개발을 찬성하는 김수정씨는 “조합을 구성하기 위한 조합추진위원들이 토지주에 대한 동의를 모두 얻어서 조합을 구성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초 택지개발 범위에서 거의 반으로 줄어든 도시개발로 개발범위가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민영개발을 통해 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민간에 의한 도시개발을 위해 조합추진위는 도시개발 대행사를 선정해 개발업무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항동 출판단지 재정비돼야
일산동구의 또다른 현안은 1800여개 인쇄, 출판관련 업체가 모여 있는 장항동 인쇄출판단지 재정비 문제다. 이곳은 화장실 없는 건물이 태반이고, 거리에는 보안등이 없어 어두워지면 걸어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낙후돼 있다.
조병갑 전 장항동 기업인협의회장은 “화장실이 없는 건물에서 일하는 종사원들은 장항동사무소 화장실을 줄서가며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장항동 인쇄출판단지의 국가지정 공단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이곳이 더 나은 기업환경이 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협의를 했지만 그다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재정비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장항동 기업인협회를 중심으로 한때 파주시의 러브콜을 받고 이전하려는 논의를 깊이 있게 했던 적이 있었다. 이미 일부를 파주로 옮겨 어려움을 겪는 사업체도 있다.
조병갑 전 회장은 “당시 강현석 시장 말기 섬말다리 가는 길을 4차선으로 내준다는 계획을 알리고 이를 약속받았지만 최성 시장 들어와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예산문제가 가장 크다. 물론 고양시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토지보상가가 급격히 상승해 더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약 370억원으로 확장할 수 있는 도로가 지금은 800여억원으로 상승된 것이다.
현재 장항동의 인쇄출판단지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폐율과 용적율에 제한을 받고 있는 점도 이곳에 사업체를 둔 주민들의 불만이다. 조병갑 전 회장은 “당장에 재정비가 되지 않는다면 계획관리지역에서 해제해 준주거지역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