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도공단, 간담회서 밝혀...반대 주민 불참, 갈등 여전
민원에 공정률 60%서 멈춰
공단 “내년 하반기 개통가능”
일부 주민의 반발로 중단됐던 경의선 백마지하차도 공사가 이달 말 재개될 전망이다. 공사현장 인근 백석동 백송6단지 주민들의 반발로 2011년 11월 공사가 중단된 지 32개월 만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고양시는 지난 3일 공사에 찬성하는 풍산동 주민의 요청으로 이뤄진 간담회에서 늦어도 이달 말에 지하차도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는 공사에 반대하는 백석동 주민들은 참석하지 않아 공사 재개에 따른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겨놓은 상태다. 철도시설공단의 한 관계자는 “공사에 반대하는 백석동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으려 애썼지만 반대 주민들이 아예 만나주거나 대화하려하지 않아 결국 고양시와 협의해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시설공단은 “공사 시작 날짜는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달 안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다시 공사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준비사항이 많아 공사 기간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찬성 측인 풍동마을 주민 최장우씨는 “간담회에서 공단은 공사가 재개되면 반대 주민들의 공사 방해나 지연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서라도 중단 없이 공사가 진행되게 할 것임을 우리에게 이미 약속했다”며 “하루빨리 공사가 마무리 돼 풍동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해소되길 빈다”고 말했다.

공사비 190억원의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는 공사구간 총 760m로, 경의선 복선 전철 사업으로 단절된 일산신도시와 풍동지구를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9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11월 공정률 60%에서 인근 백송6단지 아파트(백석동) 주민들의 민원에 부딪혀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는 전체 구간의 3분의 1가량인 263m 구간만 남겨놓은 상태. 공사가 중단되자 풍산동 주민들이 공사재개를 요구했고 시와 공단은 지난해 9월 공사 재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반대 주민 설득에 노력해 왔다.
황주연 시 대중교통과 철도교통팀장은 “백마역 지하차도는 공단에서 추진하는 국책사업이자 도시기반시설 사업이기 때문에, 시민의 교통편의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인근 주민의 민원을 예방하기 위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을 공단과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백송6단지 아파트 주민들은 “시설물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공사 재개를 받아들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 재개와 관련해 시와 공단은 공사방법이나 공법에 대한 요청이 있다면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생각이지만, 공사 재개 찬반에 대한 주민설명회는 주민 갈등만 더 부추긴다는 생각에서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으로 반대 측 주민들의 반발에 시와 공단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