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정발산동 3년 거주... 구입비 30억원 마련 위해 모금운동 추진

▲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았던 일산동구 정발산동에 있는 옛 사저. 김 대통령은 이곳에서 가족과 사는 동안 대통령이 되었고 인생의 절정을 맞이 있다.

정발산동 3년 거주했던 곳 활용안 모색
“구입비 30억원 마련 위해 모금운동 추진”
세미나서 평화센터·평화도서관 의견 나와 

일산동구 정발산동에 위치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사저를 인권평화센터 혹은 평화도서관으로 활용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추진된다. 8.15광복절을 맞아 킨텍스에서 진행된 고양신문 창간 25주년 특별토론회-‘평화도시 고양에서 재조명하는 평화주의자 이웃 김대중의 삶’에 모인 참가자들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5주년을 맞이한 현 시점에서 고양시에 머물렀던 그의 삶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운동제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달수 도의원이 제안한 이 사업은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직전까지 3년간 머물렀던 정발산동 옛 사저를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되살려 ‘평화주의자 이웃 김대중의 삶’을 기념하겠다는 내용이다.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고양을 평화통일특별시로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좋은 컨텐츠가 바로 김대중”이라며 “고인의 옛 사저를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시민운동을 통해 평화가 고양시민의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의 소유권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한 독지가에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 년 전부터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저택매입을 위한 의사타진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실제로 작년 유은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집주인이 “김대중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좋은 조건에 내놓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활용방안을 놓고 인권평화센터 등 다양한 논의가 제기됐지만 주변여건을 고려해볼때 조용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평화도서관이 적절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시에서 예상하는 평화도서관 설립예산(주택매입+리모델링)은 약 30억원. 최성 시장은 “작년에 사업추진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국비책정이 안돼 무산되고 말았다”며 “하지만 전직 대통령의 옛 사저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만큼 시민들이 힘을 모아준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파주출판단지 이기웅 이사장 또한 시민모금운동을 통해 설립된 헤이리 안중근 영혼도서관 사례를 들며 “거대담론을 표방하기보다는 인간 김대중을 기념한다는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풀이 무성하게 난 채 방치되다시피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았던 옛 사저.


토론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적극적 동참의지를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김낙중 평화운동가는 “김대중 대통령의 옛 사저를 평화운동의 근거지로 마련해야 한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운동을 확산해 전국적으로 참여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임용식 송포농협 상임이사는 “정치색이 반영될 경우 고양시민 전체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사업을 해야한다면 말 그대로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이끌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내 여론형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활동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92년 정계은퇴 후 1년간의 영국유학을 다녀온 뒤 고양 땅에 자리 잡은 고 김대중 대통령. 그에게 고양은 자유로가 뻗어있고 남과 북의 관문에서 통일과 평화를 위한 체계적인 구상을 완성하고 실천하고 싶어 했던 소망의 땅이었다. 김대중 평화도서관 추진운동에 대해 이희호 여사는 “고양에서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에게 고양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우리가 살던 집이 잘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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