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동을 떠드는 마을미디어 <행신톡>

행신동의 엉뚱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깨굴, 토란, 가가멜, 잠자리, 코알라, 로켓단. 이름이 뭐냐고? 알면 다치니 쉿. 행신동의 전혀 새로운 마을미디어를 통해 대한민국의 종합편성채널이 되겠다는 매우 엉뚱하고 실현 불가능한 꿈을 꾸는 ‘행신톡’. 고양신문과 ‘동등’한 연대와 공유에 동의해주어 기사를 게재하기로 했다. 행신톡 https://www.facebook.com/haengsintalk

공동육아 대안교육 한마당
10월 9일 호수공원 붐볐다네
10월 9일,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광장에는 단체티를 입은 사람들, 공연 준비를 하는 사람들, 부스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바로 고양과 파주에 있는 대부분의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대안학교, 그리고 교육, 문화 단체들이 참여하는 ‘고양파주 공동육아 대안교육 한마당’(이하 한마당)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햇수로는 10년째이고 횟수로는 8회째(신종플루, 지방선거로 두 번 개최 못함)인 한마당에 이리저리 엮인 사람들만 1000여 명이 될 것으로 꽃돼지 집행위원장은 추산한다. 이렇게 많은 이유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고양·파주 지역에 공동육아나 대안학교가 많은 까닭이다. 거기다가 작은도서관, 동네 동아리들까지 합세했다. 주관단체가 12개, 참여단체가 9개, 후원단체가 19개다. 많기도 하다. ‘삶과 배움이 춤추는 동네’. 이번 한마당의 캐치프레이즈다. 준비팀은 이번 컨셉을 ‘연합 난장 공연’으로 잡았고 그 목표는 달성됐다.
꽃돼지 집행위원장(불이학교 학부모)은 “그동안 각 터전별로 너무 자기네 터전에만 집중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연합 공연을 중심으로 꾸몄다. 서로 소통하는 자리가 목표였다. 좀 어지럽긴 했지만 각자 나름대로 즐기고 춤추고 위로하면서, 마지막에 서로 함께 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공연을 했다”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중앙무대뿐 아니라 난장무대를 두 개 더 두어 오전 시간에 작은 공연들을 소화했다. 여럿이 함께, 도깨비 어린이집 ‘인형극’, 고양자유학교 동아리 ‘통기타 마을’, 불이학교 동아리 ‘K-pop & Girl’s Hippop’, 하나인 학교 밴드 같은 학교 내 동아리와 아버지 극단 ‘가장자리’, 동네 뺀드 ‘봄날은 온다’ 같은 동네 동아리들 공연이 난장/중앙 무대에서 풍부하게 이어졌다.
행사는 ‘대안학교 교사들 합창’과 한마당의 ‘꽃’이라 불리는 ‘아빠들의 합창’으로 마무리되었다.
작년에 한마당을 준비하다가 취소 됐던 탓에 올해 한마당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와 호기심은 비교적 컸다. 개인적으로 기자도 이번이 세 번째 참가라 궁금했다. 행사 취소로 이어진 작년의 문제를 이번엔 어떻게 극복하고 변화시켰을까?
결과적으로 말하면 ‘우리끼리 재미는 있었지만 뭐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정도일 듯. 준비팀의 컨셉대로 다양하고 풍부한 공간과 내용이 있었고, 참여한 학부모, 교사, 학생들은 모두 즐거워했다. 하지만 사실 그게 큰 변화라고 보긴 어려울 듯하다. 한마당을 방문한 최창의 전 교육의원은 “반가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좋았는데, 같이 어울리긴 힘들었다”며 이 행사에 심리적 접근이 힘들었음을 토로했다.

특히 ‘아빠들의 합창’은 만감이 교차하게 만들었다. 이 합창은 고양파주의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대안학교에 아이를 둔 모든 아빠들이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나와 합창을 하는 거다. 첫 번째 한마당부터 시작됐던 전통있는(?) 행사다. 한마당 첫 회에 ‘아빠들의 합창’을 했을 때는 모두들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 코너가 주목받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감동받는다면 그 이유는 딱 하나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다른 아빠들과 달리 이 업계 아빠들은 육아에 남달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란 걸 보여주는 거다.
삐딱이(도토리, 고양자유학교 학부모)는 이번에는 합창을 함께 하지 않았단다. “지난 두 번의 무대에 서며 회의가 느껴졌어요. 이게 아빠들 공연하는 모습으로 육아를 함께하는 걸 보여주자고 시작했다던데, 전 그게 참 이해가 잘 안 됐고, 명색이 공연인데 연습도 안 하고 무대에 서는 것도 맘에 안 들고, 그냥 전에 했으니까 하는거 같아요.”
집행위원장 꽃돼지를 비롯해 한마당을 함께 준비한 각 단위의 담당자들이 이 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무지 고생한 걸 옆에서 지켜봐서 잘 안다. 당일 행사 또한 준비팀의 컨셉대로 무리 없이 잘 진행됐다. 그 점에서는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아빠들의 합창>을 비롯해서 ‘우리끼리 잔치’ 분위기는 좀 더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글 사진/행신톡 깨굴 기자
공동육아 대안교육 한마당 참여·후원 단체
주관단체 : 나무를 키우는 햇살, 도토리, 반딧불이, 야호, 여럿이함께, 도깨비, 고양우리학교, 불이학교, 하나인학교, 고양자유학교, 파주자유학교, 두드림자유학교
참여단체 : 책바람, 탐바루, 영주산마을협동조합, 고양청소년문화협동조합, 재미있는 느티나무 온가족 도서관, 함께살자, 지혜공유협동조합, 나눔연극작업소 ‘소풍’, 아버지극단 ‘가장자리’
후원단체 : teais, 셀렉타(주), 건강지킴이 ‘수’, 부부경희한의원, 세무법인 한결멘토, 정발산 사과나무치과, 수한의원, 법무법인 따뜻한변호사들, 노동당 고양파주당협, 서화한의원, (주)별터건축사사무소, 호락호락, 우리부리FC, 원당미성한의원, 자연에헤, 행신톡, 아기사진 미가스튜디오, 운정부부한의원, 자연에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