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시설 문제 해결 시민토론회
----기피시설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고양시, 시의회가 한마음이 되어 싸워온 성과물이 특정업체에 넘어간 것 아니냐. 행주어촌계는 아예 2012년 협상대상에서도 제외됐고,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 문제 등은 타지역과 비교해 후순위에 밀려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나 예산 배정도 미지수다. ----
고양시 곳곳에 산재해있는 서울시기피시설. 그로 인한 고양시민들의 아픔과 피해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시민토론회가 23일 어울림누리 시청각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양동, 행주동, 대덕동, 관산동 등 해당지역 주민들과 민경선 도의원, 우영택, 윤용석, 이규열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과 참석자들 대다수는 2012년 투쟁의 성과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는 김갑성 연세대 교수, 이재필 고양시민소통담당관, 남동진 고양신문 기자, 송기섭 시정참여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장이 참여했다.

2012년 기피시설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용역을 진행했던 김갑성 교수의 사회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김 교수는 “용역을 통해 고양시가 서울시에 구체적인 대책과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승화원으로 인한 교통 피해가 연간 200억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며 단계적인 대책 요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난지물재생센터 2030년 지하화
이재필 시민소통담당관이 전반적인 서울시 기피시설 문제 해결에 대해 발제를 맡았다.
우선 장사시설과 관련한 피해보상과 관련해 고양시는 △서울시립 승화원의 현대화 및 시립묘지 공원화 △서울시립 승화원 부대시설 운영권 이양 △고양시민 화장장 사용료 인하 및 우선 사용권 부여 △고양 17, 19, 20통 도시가스 연결공사 △3-33호선 및 보광사로 도로 확, 포장 공사비 지원 △330번 버스노선 연장 △고양3통 야구장 및 쉼터 건립 △고양18통 용복원 주민편익시설(도로포장 및 복지관 건립) 등을 요구했다.
서울시립 승화원 부대시설은 2012년 5월 1일 통일로로 이양됐다. 고양시는 현재 통일로 측에 사외이사, 감사 고양시 추천과 원활한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난지물재생센터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2012년 악취측정 모니터링 전광판 10대 설치(사업비 2억8000만원), 악취 개선 용역 3억5000만원, 물재생센터 현대화 기본계획 용역 6억원. 난지물재생센터 현대화 지하화 추진은 2013~2019년까지 악취 저감시설을 494억원을 들여 설치하고, 2023년까지 분뇨 음식물 처리시설 지하화(761억원), 수처리 시설 복개화는 2030년까지 1570억원을 들여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고양 기피시설만 예산 배정 밀려
마포구 재활용 적환장 활용방안과 관련해서는 현재 적환장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체육시설, 산책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주민들이 요구했다. 2015년 현대화 실시계획 수립시 주민 실무협의 참여도 약속됐다.
2012년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떤 행주어촌계는 2014년 마포구 재활용선별장 화재, 난지 서남 물재생센터 오염 방류수로 인해 물고기와 치어가 오염돼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행주어촌계 지원을 위해서는 치어 방류사업을 지원하고 어판장 및 어구장비 장소를 국토부 등과 협의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재필 담당관은 “현재 서울시 운영 기피시설 피해보상은 소규모 주민 편의시설 사업들은 대부분 완료됐고, 대규모 사업비와 근본적인 대책은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신문 남동진 기자는 실제 협상과정에서 따낸 성과들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난지물재생센터는 복개 지하화 추진이 안되고 있다. 김태원 국회의원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개 등 서울시 시설들은 2010년 3000억 정도를 투입해 지하화하고 공원화하는 계획있다. 탄천 물 재생센터 등도 공원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난지물재생센터는 가장 큰 부지를 갖고 있음에도 2030년에나 지하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박탈감, 자존감 회복부터”
남동진 기자는 행주어촌계에 대한 고양시와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행주어촌계는 최근 참게나 장어 등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무엇보다 한강에서 잡히는 물고기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 행주 참게가 헐 값으로 타 지역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
남 기자는 “서울시립 승화원 부대시설 관련 합의문에서 부대시설 운영권을 (주)통일로라는 주민 대책위에 운영권을 넘기면서 결국 주민 복지도 넘겨버린 것 아니냐”며 “적자 운영이 장기화되면 결국 복지기금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정말 중요한 것은 지역의 박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 돈몇푼보다는 지역의 이미지, 자존감 높여줘야 한다. 서울시와의 협상과정에서 서울시가 갑의 위치에 있다”며 남동진 기자는 고양시가 2012년 당시 ‘보여주기식’ 성과에 머물지 말고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송기섭 위원장은 “기피시설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역주민들은 40년 동안 살아왔다”며 “통일로 문제는 피해 당사자 수혜 원칙이 맞다. 통일로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지적 내용들을 다 듣고 합리적이고 공공적 운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대시설 운영권에 대해 현재 합의문을 존중해야한다는 것.

2012년 협상과정 “불투명했다”
송 위원장은 “2011년 12월 31일 최성 시장이 행정대집행하고 강력하게 하니까 서울시가 어쩔 수 없이 협상에 참여해 여기까지 왔다. 서울시는 100만 고양시민들의 고통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지역 주민들의 상황이 금전적으로 보상될 수 있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에 이어 지역주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관산동주민 A씨는 통일로 측에 “복지기금 준다고 해놓고 관산동 복지기금 배당 못받아 행사를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고양동 주민 B씨는 “고양동 피해상황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고양시가 그동안 고양동 피해주민에게 무얼 해줬나? 다른 지역은 자전거 도로나 뭐 그런 걸 다 해줬는데 고양동은 자전거 도로 하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지역에서 우여곡절 끝에 통일로 통해 하나 받아서 주민들 골고루 나눠쓰고 있는데 이제 와서 무슨 관심이냐. 식당이나 하나 가지고 돈푼이나 벌어가려고 하니까 관심을 갖냐”며 고양시와 고양신문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도 했다
김학운 대덕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대덕동에 서울시가 500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 난지물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에서 주는 돈”이라며 “지하화가 당장 어렵다면 적환장 시설에 체육시설을 지어주고, 그 시설을 주민들에게 환원해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주)통일로 “우리가 다 사기꾼이냐”
2012년 기피시설 주민대책위에 참여했던 박평수 전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고양시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고양시가 대대적으로 나섰지만 서울시와 협약체결하고 나서는 그 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며 “그러다보니 내부적인 잡음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통체로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주)통일로 김금복 대표도 발언에 나섰다. 지적됐던 문제들에 대해 김 대표는 매우 공격적으로 답변했다.
“오늘 이 자리는 내가 청문회를 받는 것같다. 벽제 묘지, 화장장 때문에 방금 김갑성 교수도 이야기했지만 1조4000억원의 피해가 있다. 우리는 2001년부터 기피시설 대책위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그 결과로 합의서를 썼다. 서울시립 승화원이 생활 필수시설임을 인정하고, 우리가 갑이고 서울이 을 자격으로 합의서 쓴 것이다. 우리가 서울시에 화장장을 뜯어가라 하니 필수시설로 인정하는 대신 부대시설 운영 주체는 고양 원신 주민으로 하고, 운영주체는 주민 대표로 구성된 주식회사로 못을 박았다.”
김 대표는 부대시설 관련 합의서를 보여주며 “왜 고양시가 나서나. 현천동이든, 고양동이든 피해주민이 하는게 맞다. 통일로 이사님들이 다 사기꾼이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찬수 행주어촌계장은 “우리 지역은 최장수 피해자다. 이런 자리도 처음이다. 대한민국에서 자연산 장어와 참게는 우리지역에서 제일 많이 나는데 30년 이상 제값을 못 받고 팔고 있다”며 “각 기피시설 피해자 대표성을 가진 이들이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한목소리 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각 지역의 주민들이 다투어 발언을 이어가며 12시를 훌쩍 넘어 끝났다. 불만과 문제제기는 터져나왔으나 제대로 된 답변과 소통이 없어 참석자들은 결국 중간중간 자리를 뜨기도 했다.
|
